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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20년, 삶을 말하다⑦] 휴대폰 컨버전스의 중심에 서다

채수웅
'블랙홀'은 주변의 모든 것을 흡수한다.

휴대폰이라는 조그만 디바이스는 마치 블랙홀의 소용돌이처럼 디지털카메라, TV, 은행통장, MP3 등 기존의 독립적인 서비스나 디바이스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컨버전스, 특히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컨버전스는 한쪽을 죽이고 흡수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와 기기간의 결합을 통해 더 다양한 서비스와 다양한 디바이스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PMP, MP3 플레이어, PDA, UM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컨버전스의 주역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직까지는 휴대폰이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통신의 도구로서의 휴대성과 하나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처음 이동통신이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집이 아닌, 공중전화 부스가 아닌 곳에서 자유롭게 전화한다는 것 자체가 혁신적인 일이었다.

때문에 10여년 전만해도 휴대폰의 가장 큰 기능이자 경쟁력의 핵심은 통화가 얼마나 잘되느냐였다. 사진을 찍고, TV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통신망의 발전과 단말기 성능 개선으로 휴대폰 하나로 일정정리부터 TV시청, 이메일 확인, 엔터테인먼트, 금융업무 처리 등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2003년 까지만 해도 휴대폰에서 MP3 기능은 찾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지금은 왠만한 휴대폰에 디카나 MP3 기능은 필수이다.

특히, 지금까지의 컨버전스의 중심이 단말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기기, 기능 복합화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진행될 컨버전스는 업종간, 서비스, 콘텐츠간의 융복합화의 확대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이동통신망이 3세대로 넘어가면서 USIM을 기반으로 한 금융, 교통 등 다양한 컨버전스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지상파 DMB가 방송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통신망과 단말기 성능 개선으로 책상 앞에서나 이용할 수 있었던 인터넷이 손바닥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 유비쿼터스를 실현하는 RFID가 확산으로 교통, 물류, 환경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의 결합이 탄생될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비스의 모바일화로 건강, 안전, 공공서비스 등의 영역에서도 모바일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기기간의 엔터테인먼트에서 비즈니스, 생활속으로 모바일 컨버전스의 기능은 더 확대되고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컨버전스가 확대되고 우리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깨어있는 마인드는 물론, 혁신적인 정부정책 역시 요구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와 이기종간의 결합은 필연적으로 잡음이 일어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맞물린 부분에서 정부의 지혜로운 중재가 필요하고 구시대적인 규제나 기존 제도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가 모바일 기기에 들어온다는 것은 단순히 휴대폰 제조업체,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의 성장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콘텐츠, 다양한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모바일 컨버전스는 90년대 이동통신의 본격적인 도입보다 더 큰 변화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의 출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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