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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니콘 D5000, DSLR 카메라의 변화

한주엽 기자

본체 기준 80만원대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D5000은 니콘 DSLR 라인업에선 보급형에 속하는 기종으로, 정확하게 따져보면 50만원대의 D60과 110만원대 D90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말하자면 보급형, 그 중에서도 상위급의 제품인 것이다.


D5000은 보급형 제품의 특징이랄 수 있는 소형, 경량화를 이루면서도 한 단계 상위 기종인 D90의 동영상 촬영 기능과 회전식 액정을 탑재해 디지털에 보다 가까워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니콘 보급형 기종의 통상적인 기준 사양이었던 초당 3매 연사 성능을 초당 4매로 업그레이드 시켰고 AF 측거점도 3개에서 11개로 대폭 늘려 촬영 편의성을 강화했다.


◆디지털에 한층 다가서다=‘D5000’이라는 모델명에서 4자리수 숫자의 의미는 각별하다. D40, D60, D80, D90 등 니콘의 중보급형 라인업은 2자리수 숫자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별함은 제품의 손에 쥐어보면 금세 느낄 수 있다. 하이앤드급 디카에나 적용되던 회전식 액정. 이 액정 하나만 봐도 니콘의 변화, DSLR 카메라의 변화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DSLR 카메라는 구조적인 특성으로만 본다면 디지털보단 아날로그에 가까웠다. 어떤 면에선 가볍기보단 무거웠고 초보자보단 전문가에 어울렸다. 물론 D5000도 이러한 구조적인 특성과 전통적인 DSLR 카메라의 성격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이 제품이 니콘과, DSLR 카메라의 전반적인 변화를 잘 설명하고 있다는 건 회전식 액정과 동영상 촬영 기능, 말랑말랑한 편집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다.


회전식 액정과 이 액정으로 사물을 보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라이브뷰 기능은 로우, 하이앵글 가릴 것 없이 편안한 자세에서 보다 정확한 구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돕는다. 광각에 가까운 렌즈를 마운트하고 있다면 이 회전식 액정을 활용해 셀프 카메라도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다.


센서의 발열 문제로 인해 5분의 제한 시간이 있으나 720p 해상도의 HD급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도 누군가에게는 대단한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비록 AF를 지원하지 않고 외부 마이크를 달 수 없다는 제약도 있으나 다채로운 DSLR 카메라 렌즈를 통해 만들어지는 짧은 동영상은 일반 캠코더나 디카의 결과물과는 분명 차별되기 때문이다.


꽃이나 인물을 찍을 때 적합한 설정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장면 모드도 19가지로 늘어났다. D60은 6가지의 장면 모드를 지원했었다. 찍어놓은 사진 결과물을 부드럽게 만들거나 원근 효과를 주는 등 카메라 자체의 편집 메뉴도 강화됐다.


‘찰칵’거리는 셔터 소리가 부담스러운 환경, 그러니까 곤히 잠들어 있는 누군가를 찍을 때나 중요한 발표회 때 청중이나 발표자를 찍을 때는 무음 촬영 모드도 요긴하게 쓰인다. 촬영에 동의하지 않은 누군가를 몰래 찍는 등 나쁘게(?) 활용될 소지도 충분히 있긴 하나 어찌되었건 이러한 작은 기능을 하나 집어넣기 위해 내부 반사거울이 접혔을 때 나는 순간의 소리를 줄이는 기계적인 메커니즘을 통째로 손봤다는 점은 니콘의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기계적 사양 및 결과물 품질 만족=입문자에게 적합한 제품이지만 D5000은 니콘이 가장 최근에 내놓은 DSLR 카메라답게 최신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127×104×80의 크기와 560g의 무게를 가진 D5000은 하위 기종인 D60보단 다소 덩치가 크고 D90보단 작다. D60보다 덩치가 커진 이유는 회전식 액정을 탑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정도면 보급기 중에서는 표준 체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1,230만 화소의 APS-C 규격의 이미지 센서와 니콘의 독자 이미지 처리 엔진인 익스피드를 채택한 이 제품은 노이즈 억제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 고감도 노이즈 억제 기능을 켜면 선명도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있긴 하나 ISO 3200 수준에서도 꽤 쓸만한 사진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연사나 AF 성능도 D5000과 같은 보급형 기종에선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총 11개의 AF 측거점은 보다 다양한 구도와 정확한 초점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며 초당 4매의 연사 성능도 보급기 중에서는 높은 성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최신 이미지 센서와 처리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감도 노이즈 억제 능력과 세부 묘사력은 니콘의 여타 상위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상위 모델과 차이가 있다면 본체에 구동 모터가 없어 AF-S 렌즈군과 매칭된다는 점. AF-S 렌즈군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점은 큰 아쉬움으로 부각됐지만 최근 출시되는 신종 렌즈는 모두 AF-S여서 어느 정도 아쉬움이 사그라든 것도 사실이다. 물론 니콘의 기존 렌즈군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면 D5000보다는 한 단계 높은 급의 D90으로 가는 것이 맞다.


이러한 몇 가지 특징, 장점이 합쳐진 니콘 D5000은 기존 콤팩트형 혹은 하이앤드급 디카를 사용해왔던 DSLR 입문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쉽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이전 제품에서 활용했던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바로 D5000이다. 입문용 DSLR 카메라를 고르고 있다면 D5000을 고려해봐도 좋을 것이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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