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삼성, ‘이재용 시대’ 개막…숙제는 무엇?

윤상호 기자
- 경영권 승계 둘러싼 논쟁 종지부 찍을 수 있을지 여부 향후 2~3년 중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건희 전 회장의 아들 이재용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경영진 세대교체를 마무리했다. 핵심 사업장인 삼성전자의 경우 두 개로 나눴던 부문을 없애고 독립사업부 체제를 강화했다. 부서별 통합 운영은 이재용 신임 부사장과 최지성 신임 대표이사가 총괄한다. 바야흐로 3세대 경영의 서막을 연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재용 신임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두고 각계각층에서 여러 가지 말이 많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산의 크기가 다르다고 해서 예외를 적용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인데 유독 삼성을 둘러싼 논란이 컸다. 왜일까.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비판의 핵심은 이 신임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와 승계 과정의 합법성 문제였다.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논리의 핵심은 국내 굴지의 그룹을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승계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승계 과정에 대한 문제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증여로 상징되는 일련의 과정들로 특별검사의 수사까지 받는 우여곡절 끝에 법적인 문제는 마무리됐다.

이번 인사 결과 이재용 신임 부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됐다. 각 사업부간 이해관계 조정과 글로벌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담당했던 업무과 달리 실질적인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LCD 휴대폰 디지털TV 라는 4개의 큰 축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각 사업부별 사업을 조정하며 신사업도 개발해야 하는 이 COO의 업무가 향후 삼성전자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소리다.

결국 향후 2~3년 동안 삼성전자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이재용 신임 부사장과 관련된 논란을 진화하고 경영 승계를 순조롭게 달성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삼성을 둘러싼 그동안의 비판들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기나긴 과정의 최종막이 올랐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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