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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 177명 승진…‘위기극복 자신감 표명’

윤상호 기자
- 부사장 12명·전무 39명·신규 126명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6일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데 이어 201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절박한 경영위기 상황을 조기에 극복하고 나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대한 보상으로 큰 폭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전체 임원 승진규모는 177명이며 신규임원은 126명이 승진했다.

이번 인사는 위기 때는 강하게 조직을 혁신하고 위기대응형으로 전환하더라도 눈부신 실적에 대해서는 승진으로 보답한다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강하게 확인시켜준 것이다. 특히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절대경쟁력 확보와 시장지배력 강화의 기회로 전환시킨 VD, 무선, 메모리사업부는 두 자리수 신규임원을 배출하며 ‘성과있는 곳에 승진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창립 4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선언한 2020년 IT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경영진의 진용을 대폭 강화했다.

이번에 승진한 부사장 12명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차세대 경영자 후보군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남성우 신임 부사장(컴퓨터시스템사업부장)은 경영혁신 전문가로서 전사 물류, 공급망 혁신을 주도하다 2009년 컴퓨터사업부장을 맡은 후 2.7조원에 머물렀던 PC사업을 1년만에 4.2조원 규모로 성장시키며 삼성컴퓨터를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시킨 장본인이다.
 
홍창완 신임 부사장(PDP사업부장)은 1981년 입사 후 28년간 TV개발에만 몸담으며 DTV 1위 신화를 썼던 핵심개발자로 2009년 PDP사업 일류화의 중책을 맡아 PDP사업 원가경쟁력 확보 및 부품과 완제품간 시너지를 제고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종석 신임 부사장(글로벌마케팅실장)은 P&G, 켈로그, 존슨&존슨 등 소비재마케팅회사에서 15년간 근무한 마케팅전문가로 2004년 삼성전자 입사 후 글로벌 마케팅역량과 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해 왔다.
 
김재권 신임 부사장(무선 구매팀장)은 입사후 줄곧 구매업무를 수행한 구매전문가로 구매 프로세스 개선과 혁신을 통해 TV 일류화에 기여해 왔고 2009년부터 무선구매팀장 및 DMC구매팀장을 맡아 구매 부문 시너지 강화에 기여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확대한 개발 및 제조기술부문에서도 부사장 승진자가 배출되면서 차세대 테크노경영진이 경영 일선에 새롭게 등장했다.
 
전영현 신임 부사장(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은 KAIST 전자공학 박사로 2000년 입사 후 줄곧 DRAM 전제품의 개발을 주도한 핵심임원이다. 생존을 위한 업계간 치킨게임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극복하고 시장점유율을 한 층 확대해 DRAM 시장지배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김철교 신임 부사장(생산기술연구소장)은 1983년 생산기술연구소 입사후 장비개발을 시작으로 기술기획팀, 경영진단팀을 거쳐 2007년부터 생산기술연구소장을 맡아 전사 글로벌 제조혁신 가속화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전무 이상 고위임원으로의 승진도 대폭 확대해 미래 경영자 후보군의 층을 두텁게했다. 전무 이상 승진자는 지난해 30명에서 올해 51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내국인 중심 인사의 틀을 깨고 글로벌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지임원을 본사임원으로 대거 발탁함으로서 글로벌 인재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북미시장 DTV 1등 신화의 주역인 팀백스터(현지임원, SVP)와 존레비(현지임원, SVP)는 각각 본사 전무와 상무로, 프랑스 휴대폰 1위 달성을 견인한 필립 바틀레(현지임원, VP)는 본사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1호 임원이었던 데이빗스틸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본격적인 ‘다양성 확대’ 전략을 전개한 결과, 여성에게도 승진문호가 확대됐다. 생활가전사업부 상품기획 담당 정성미 상무와 글로벌마케팅연구소장 조은정 상무가 주인공이다. 삼성전자는 과거 신입공채 제도를 통해 여성인력의 채용을 늘려왔으며 향후 여성임원 배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승진규모에 있어서는 삼성전자 경쟁력의 양대 축인 연구개발과 영업 마케팅부문에서 가장 많은 승진자가 배출됐다. 개발부문은 미래를 선도할 혁신기술 개발자가 대거 승진했고 열정과 창의성을 갖춘 신진세대도 전면에 등장했다.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해외영업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영업담당과 이를 지원하는 마케팅담당에 대한 승진 폭도 늘어났다. 특히, 중남미 아프리카 등 이머징지역의 승진 규모를 확대한 것은 신시장개척을 통해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개발부문과 영업 마케팅부문에 대한 승진 확대를 통해 한편으로는 기술우위를 지속 확보하여 세계 최고의 제품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마케팅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와 이번 임원 승진인사에 이어 실시 예정인 전사 조직개편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해 나갈 계획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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