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업계, 3D는 선택 아닌 필수 전략
- 한·일 양국간 TV 경쟁 2라운드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의 흥행 돌풍으로 붐을 형성하고 있는 ‘3D’ 이슈는 TV 업계에선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일본 업체의 도전과 세계 1, 2위 TV 제조업체로 위상을 떨치고 있는 국내 삼성전자, LG전자의 수성 전략이 맞물리면서 3D TV로의 이동은 시간문제가 됐다.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에서 LG전자에 2위 자리를 내준 소니의 도전은 특히 거세다. 게임기, 디카 및 캠코더, TV를 포함한 주요 사업 부문이 총체적 부진에 빠져 있는 소니는 3D로의 전환과 동시에 대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10일 폐막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 CES2010에서도 포착됐다.
소니는 3D TV를 통해 TV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과 게임기, 블루레이 플레이어,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까지 모두 3D화할 것이란 전사적 차원의 핵심 전략을 수립했다.
소니는 올해 전 세계 시장에 3D와 호환되는 TV, 블루레이 시스템, PC,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며 파나소닉과 도시바 역시 각각 3D PDP TV와 3D LCD 3D를 선보인다. 샤프는 블루레이가 내장된 3D LED TV를 주축으로 시장에 뛰어든다.
이에 대항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니를 비롯한 일본 시장지배력의 확대를 막기 위해 조기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D TV는 곧 삼성 LED TV라는 공식을 확립하기 위해 올해 LED LCD, LCD, PDP 등 모든 TV 라인업의 절반 이상에 3D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CES 2010 현장에서 “TV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인 3D TV 분야도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경쟁력과 기술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들의 추격의지를 원천봉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역시 3D 기능을 적용한 55인치 인피니아 LED TV를 비롯해 72인치 3D LCD TV, 60인치 3D PDP TV 등 다양한 3D TV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150인치 대화면의 3D 프로젝터도 선보이며 3D 시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3D TV의 핵심이랄 수 있는 콘텐츠 측면에선 일본 업체들의 우세하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2010을 통해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드림웍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긴 했으나 국내 전체로 봤을 때는 영화제작사 및 주요 방송 채널들과의 유대관계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반면 소니는 3D 영화를 제작하는 소니 픽처스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미국 방송 및 콘텐츠 업체들과의 제휴가 활발하다. 게다가 소니는 피파와 손잡고 남아공월드컵의 일부 경기를 3D로 중계해 3D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소닉도 미국 폭스와 함께 아바타를 제작했고, 흥행이 대 성공을 거둠으로써 3D TV 시장에서도 남다른 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국내 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TV 제조업체와 콘텐츠 업체와의 연계는 콘텐츠 확보 차원이라기보다 광고 홍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며 “아직 준비할 시간이 있고 국내 업체의 원가경쟁력과 기술력이 앞서기 때문에 반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D TV는 2009년 20만대에서 2018년 6400만대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3D TV에 대한 대량 수요가 HD TV 때와 마찬가지로 주요 방송 및 콘텐츠가 쏟아지는 1~2년 전 시점부터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HMC 투자증권의 김영우 연구위원은 20일 관련 보고서를 통해 “HD방송 이전에 HD 레디라는 명목으로 TV업체들이 고가의 TV를 판매했는데 3D방송이 본격화되기 이전에도 3D 방송시대를 대비한 제품들이 프리미엄 기종을 중심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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