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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건희 전 회장, 삼성전자 회장 복귀 배경

윤상호 기자

- 경영환경 급변, 이건희 전 회장 복귀 필요성 높아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사진>이 경영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지난 2008년 4월22일 삼성특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만 23개월 만이다. 당시 함께 해체됐던 전략기획실도 다시 만들 것을 검토 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은 이번 결정과 관계 없이 그대로 진행된다.

24일 삼성그룹은 이건희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이건희 전 회장은 삼성그룹이 아닌 삼성전자 회장으로 삼성을 이끌게 된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인용 부사장은 “명예회장이 아닌 삼성전자 회장이며 삼성전자 본관에 회장실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사내 등기임원 지위가 아니기 때문에 회장 선임을 놓고 주주총회 등은 거치지 않을 예정이다.

이 회장의 복귀는 삼성그룹 사장들의 모임인 사장단협의회에서 공식 요청한 결과다. 사장단협의회는 24일 이 회장의 경영 복귀를 공식 요청했다.

이 부사장은 “이 회장은 이런 요청에 대해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상품들이 다 사라질 수도 있다.’ 라며 수락 의사를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도 ‘삼성이 어려워질 경우 경영에 참여하겠다’라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다음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복귀 배경 설명 간담회 일문일답이다.

- 나갈 때는 기자회견 했는데 들어올 때는 안 하시나?

그동안 경과 말씀드리면, (2월)17일 사장단회의때 사장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그 무렵 도요타 사태가 심각하게 불거져 있었고, 회사가 잘 되고 있었지만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던 시점이라. 사장단회의에서는 발표 끝나면 말씀하실 것 있으면 자유롭게 하자 이런 분위기인데, 여기서 그런 얘기 나왔고, 몇몇 사장들이 본격적으로 얘기해보자는 얘기가 나와 (2월)24일까지 논의가 이어졌음. 이후 사장단 얘기를 모아서 경영복귀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사장단협의회 이름으로 작성해 이수빈 회장께서 전해 드렸고, 오늘 이수빈 회장께서 말씀하기시를 이건희 회장께 처음 의견을 전달하니 "좀더 생각해 보자"라고 말씀하셨다고 함. 하지만 워낙 요청이 간곡하고 하니 회장님이 한 달 동안 숙고하셨고, 어제 이수빈 회장께 결심을 통보해 주셨다고 함. 이런 과정을 거쳐 결정돼 오늘 아침에서야 사장ㅤㄷㅑㄴ협의회에서 통보됐고, 사장단협의회가 끝나자마자 빨리 전해드린 것임. 양해 바람.

- 이재용 부사장님의 향후 활동 등과 관련이 있나?

없다.

- 올림픽 하라고 사면했더니 경영에 복귀하시나?

유치활동에도 오히려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

- 삼성전자 회장인가, 그룹 회장인가?

삼성전자 회장이다.

- 별도 절차는 없어도 되나(주총 등)?

대표이사가 아니니까 없어도 된다.

- 취임식도 없나?

앞으로 좀더 봐야 함. 아까 얘기했던 3개실 문제는 회장님이 복귀하게 되면 좀더 보강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3개실을 검토하고 있음.

- 여론적인 문제가 있을 텐데(사면의 목적 등)

사면 되실때 평창 유치활동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평창 유치활동에서 삼성전자 회장으로의 복귀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 현실적으로는 훨씬 도움이 되는데, 실제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거듭 양해바람.

- 삼성전자 회장실은 별개인가?

그렇다.

- 이제 그룹을 대표하는 분은 이건희 회장이 되시나?

그렇지 않겠나. 원래 삼성그룹 대표 회장은 없었고, 삼성전자 회장이다 보니 삼성전자가 대표 회사고 하니 삼성을 대표하시지 않겠나

- 복귀 날짜는 오늘인가?

그렇다.

- 회장실은 몇 층인가?

지금 이 사옥에 마련하고 있다. 42층일 것.

- 복귀결심 이유가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부사장 체제만으로는 약하다는 의미인가?

처음 얘기 나온 게 2월 17일인데, 그 무렵 도요타 사태가 가장 강하게 얘기될 때. 굉장한 충격이었다. 글로벌 톱 기업이 저렇게 흔들리고 위기에 처할 수가 있다는 것. 그래서 사장들도 많은 생각을 했을 것.

- 연말 냉장고 사고, 기술 유출, 부사장 자살 등등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얘기도 있다?

계열사 사장 입장에서 보면 회장님 역할이 있고, 계열사 사장 역할이 있었다. 사장들 입장에서 회장님 물러나고 보니 과거 회장님 역할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이 있었다. 그 와중에 도요타 사태가 터지고 나니 더했을 것. 현재 잘하고 있다지만 현재 느끼는 불안감과 위기는 결코 작지 않음. 그룹 전체적으로 투자, 사업조정 등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 지금 구조에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이런 것들이 상당히 복합적으로 작용해 건의문을 작성하고, 한달 동안 고민한 끝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

- 경영복귀후 어떤 활동?

회장님은 큰 의사결정이나 그룹이 나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제시 역할을 하셨지 매일 하루하루의 경영활동에 참여하시지는 않았다. 역할은 그대로일 것.

- 그룹조직의 부활이라고 한다면?

회장님을 보좌하기 위한 회장실은 당장 둬야 하고, 기존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두고 있는 3개 조직을 확대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함.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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