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금융IT혁신과 도전⑥] 금융 통합 BI전략, 올해 새롭게 정비된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 기자] 은행, 증권, 보험, 카드를 한꺼번에 거느리는 대형 금융지주회사의 출현은 우리 나라 금융서비스 산업의 대형화와 겸업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금융회사가 과거보다 훨씬 세밀해진 ‘고객 중심’(Customer Centric)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해졌음을 의미한다.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 로금융권에서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 Business Intelligence)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규정되고 있다. 특히 수익중심형 경영기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전사적 BI체계를 구현하는 것은 이제 금융권에서 차세대시스템 만큼이나 필요한 IT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관련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대부분 완료한 은행권의 경우 BI시스템 고도화가 당분간 IT투자전략의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스마트폰의 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문화적, 기술적 외부충격에 의해 고객들의 행동패턴은 빠르고 매우 직관적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들이 기존에 일방으로 제공해왔던 ‘금융 정보’의 흐름이 이제는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전에는 금융회사들이 안정적인 금융거래및 결제 중심의 서비스를 중시했었다면 이제는 고객에 대한 금융자산관리, 헬스, 재테크 상담, 해외유학및 교육, 창업정보, 각종 문화정보까지도 제공하고 거기에서 새로운 금융마케팅 정보를 분석해 내는 새로운 개념의 지능형시스템을 필요로 하고 있다.
고객이 금융서비스 상담을 요청해왔을때 얼마나 직관적으로 응대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실시간 의사결정’(Real Time Decison) 시스템으로서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 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부터 트위터, 스마트폰 등 보다 직관적인 도구를 활용해 ‘하나 n플라자’라는 금융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SNS(Social Networks Service)의 개념을 금융자산관리(PB ; Private Banking)서비스에 적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확실한 수익모델로서의 발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한다는 견해가 높다.
금융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위해서는 한 두개의 개인기보다는 온오프라인과 연계된 종합 인프라의 우열에서 결국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프로세스 기반 BI' 중시 = 최근 금융권의 BI는 비효율성 제거를 통한 프로세스 개선, 의미있는 정보의 면밀한 분석을 통한 수익성 창출 및 리스크 방지가 강조되면서 ‘프로세스 기반의 B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BI의 개념은 기업 내외부의 데이터를 DW(데이터웨어하우스)를 통해 수집, 분석해 경영환경의 변화와 추세를 파악하고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보고서 기반의 BI'였다.
반면 ‘프로세스 기반의 BI’는 데이터 측정을 통한 경영환경 추세 파악을 넘어서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주요 지표를 측정하고 최적화하여 기업의 전략과 목표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 역량을 높이는 방안으로 정의된다.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기업내 효율을 높이기보다는 고객의 일상을 연속선상에서 들여다보고 이에 맞춰 이종 부서 및 기업간 협력을 통해 가치 창출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금융지주사법 개정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이업종 계열사간 수익성 창출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 툴로써 ‘프로세스 기반의 BI' 도입을 검토하는 추세이다.
농협, 신한금융그룹은 경영진의 의사결정 및 계열사간 수익 창출을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BI체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 개통한 차세대시스템을 기반으로 경영진이 손쉽게 전국 지점의 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BI를 구축함으로써 지점별 여수신 현황 등 각종 실적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기존의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예측 분석 능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은 OLAP을 활용한 계열사간 교차 마케팅 활성화를, 신한은행은 본부․지점․IT그룹내 전 업무환경을 혁신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기반 환경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2010년 BI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법 개정으로 금융그룹 설립을 통한 금융의 대형화․겸업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BI는 ‘수익 창출, 프로세스 개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금융사에 유용한 툴(tool)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사는 계열사간 데이터 교차 분석을 통해 수익 창출 및 프로세스 개선 부문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된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자회사 등의 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를 영업상의 목적으로 지주회사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통합 BI전략 올해도 지속 = 금융지주회사 차원의 통합 BI전략은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KB금융그룹은 그룹 CRM시스템인 ‘KB e-시너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지난 3월5일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을 통해 국민은행의 2500만 고객을 포함해 KB투자증권, KB생명보험 등 KB금융그룹내 주요 계열사들의 고객정보를 지주회사 차원에서 일관성 있는 기준으로 통합하고 분석한다.
또한 이를 통해 ‘싱글뷰’(Single View)전략을 구현함으로써 지주사와 계열사간 고객정보 통합 프로세스를 일원화하고 체계화시켰다.
국민은행 고객이 동시에 KB투자증권에 증권등록계좌를 가지고 있고, 또 KB생명보험의 종신보험 고객이라면 이러한 ‘KB e-시너지시스템’을 통해 해당 고객에 대한 보다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개별적으로는 국민은행에서는 이 고객이 증권, 보험상품에 대해서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룹 차원에서의 분석 결과를 통해서는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KB금융그룹은 ‘KB e-시너지시스템’활용을 위해 지주 및 계열사 분석담당자로 구성된 KB 분석가그룹을 구성, 그룹차원의 분석을 통해 그룹의 고객관리 전략과 마케팅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영업기회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당초 금융권에서 BI에 대한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기는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된 2009년이다.
투자은행(BI) 모델을 구현하기위한 차원, 또는 금융지주사 중심의 복합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 또한 리스크의 통합적 관리를 위한 차원에서 BI 중심의 IT인프라의 개편 노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은행, 카드,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시너지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금융그룹 차원의 통합고객정보 전략도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물론 이처럼 BI시스템 구현이 미흡한 데는 아직 완전한 의미의 그룹을 묶는 허브(Hub)형 IT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탓도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금융권이 그동안의 관망에서 벗어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싱글뷰'(Single View)에 대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 금융지주사차원의 싱글뷰 시스템의 성격은 질적으로 크게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금융지주사 차원의 싱글뷰 시스템은 고객 지원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계열사들의 회계를 통합관리하기 위한 경영지원 시스템의 성격에 그쳤다는 지적이 많다.
◆2금융권, 차세대와 연계된 BI투자에 관심 = 2금융권은 올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BI시스템 정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권은 대부분 BI와 CRM 고도화를 마무리한 상태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각 계열사들이 비즈니스 유닛별로 구축한 CRM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현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CRM의 역량을 파악하고 있으며 진단 결과를 통해 시스템 보강이나 프로세스 변경과 같은 후속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 은행권에서는 수협을 비롯해 대구은행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와 병행해 BI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BI구현에 있어 올해 주목할만한 것은 2금융권의 움직임이다. 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은행권에 비해 BI에 대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취급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크게 다양해지면서 효과적인 고객데이터분석(EDW), 고객관리(CRM)및 리스크관리시스템의 확충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은 일부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IT투자에 대한 열기가 강하다.
특히 2금융권에서 주목하는 것은 온라인 금융상품몰이다. 이를 통해 취급하는 연계 상품이 크게 다양해지면서 금융사로선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지만 한편으론 적지않게 쏟아지는 고객정보를 효율적으로 분류해 마케팅 할 수 있는 도구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2금융권에서도 일부 부서를 중심으로 각각 도입돼 사용됐던 CRM 도구들은 하나로 묶는 통합 CRM 작업을 예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CRM을 기반으로 BI시스템의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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