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규제보다 시장에 맡겨야” 한 목소리
- 망중립성포럼, ‘망중립성 쟁점과 과제 세미나’ 개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국발 망중립성 논의가 국내에서도 시작됐다. 망중립성은 인터넷망 이용과정에서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고 서비스 이용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12일 망중립성포럼(의장 이천규 서울대 명예교수)은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망중립성 쟁점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망중립성 문제를 규제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의견을 같이했다.
‘(무선) 망중립성의 쟁점과 중점 검토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희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은 “망중립성 논의의 본질은 경쟁”이라며 “미국에서 논의가 시작된 이유는 네트워크가 후진적이기 때문이고 EU와 일본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KT 공성환 상무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바라본 망중립성’이라는 발표를 통해 “망중립성 관련 특별한 규제보다는 사업자간 자율적 관계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망중립성이 무임승차를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과다 트래픽을 유발하거나 동일시장내 경쟁으로 네트워크 사업자의 수익성을 훼손하는 불공평한 무임승차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사업자 대표로 참석한 이베이옥션스카이프 배동철 상무는 ‘콘텐츠 사업자가 바라본 망중립성’이라는 주제로 “미국 버라이즌에서 진행하는 서비스는 국제전화로 제한된 이통사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 것”이라며 “서킷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사용자가 통신사에게 음성요금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벌어진 토론에서는 학계 전문가들이 법적, 기술적 측면에서 망중립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 역시 사전 규제보다는 사후 규제, 시장 우선 정책 등을 제안했다.
김영한 숭실대 교수는 “망중립성 논의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일반 개인사용자 입장에서 공정성”이라며 “무선의 경우 다른 사용자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쓰면 나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괄적이기 보다는 서비스별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양대 정석균 교수는 “기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는 합리적으로 차별하고 투명하게 이를 공개하는 것이 망중립성”이라며 “우편과 도로 등도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더 지불한다”라고 평가했다.
이황 고려대 교수는 “트래픽이라는 자원 문제와 네트워크와 콘텐츠의 경쟁 관계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라며 “트래픽 문제는 무임승차를 없애고 합리적인 비용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논란이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서강대 홍대식 교수는 “법적으로 판단하자면 통신법과 공정거래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사후규제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라며 “새로운 환경에 맞는 규제 재정비를 통해 사후적 대처가 일정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라고 분석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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