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해설] 삼성전자 올해 26조원 사상최대 투자 의미는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에 총 2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17일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시설투자에 18조원, 연구개발 투자에 8조원으로 총 26조원을 올해 투입한다고 밝혔다. 26조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다.

당초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에 5조5000억원, LCD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 복귀 이후 투자 규모가 각각 11조원, 5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됐다. 여기에 연구개발 부문에 추가로 8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반도체 사업에는 신규라인인 16라인을 건설한다. 16라인은 2011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12인치 웨이퍼로 월 20만매 이상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16라인의 완공까지 단계적으로 총 12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기존 15라인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를 단행해 30나노 D램의 생산비중을 10% 이상 확대키로 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30% 초반대에서 30% 후반대로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 확대 배경에는 뒤따르는 경쟁사에 대한 견제 의미가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치킨게임으로 허덕이던 경쟁사들이 지난해 연말과 올해 1분기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는데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LCD 부문 역시 같은 의미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두 번째 8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내년 초에는 세 번째 8세대 생산라인 가동한다는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세워둔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설비 투자를 통해 8세대 월 생산능력을 29만장 수준으로 늘려 삼성전자를 뛰어넘는다는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탕정사업장에 8세대 신규라인(8-2 2단계)을 건설하기로 하고 올해 투자 규모를 5조원대로 확대 투입하게 됨에 총 4개의 8세대 라인을 확보하게 되며 생산 능력은 월 33만장 규모로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공격적 투자를 통해 메모리 및 LCD 분야에서 선도적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건희 회장도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금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고 경영여건의 변화도 심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이러한 시기에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서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에도 성장의 기회가 오고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과감한 투자확대를 강조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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