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애플, 스티브 잡스, 레티나 디스플레이 논란

윤상호 기자
- 애플 사용자의 무조건 옹호, 결국 사용자 피해로 돌아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감언이설(甘言利說).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달콤한 말과 이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남의 비위에 맞도록 꾸민 달콤한 말과 이로운 조건(條件)을 내세워 남을 꾀하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슷한 말로 교언영색(巧言令色)이 있다.

사람들은 주로 이 단어를 허위 정보를 이용한 마케팅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을 비판할 때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정보에 어두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건강식품을 파는 이들이 감언이설로 상품을 포장해 현혹했다 같이 말이다.

애플이 새 ‘아이폰’을 내놨다. 레티나 디스플레이(Retina display)가 특징이다. 레티나는 우리말로 망막이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를 발표하며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인치당 326픽셀로 사람 눈이 개별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픽셀 수보다 높기 때문에 OLED보다 뛰어난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라고 추켜세웠다.

‘아이폰4’의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것이 레티나 디스플레이, 즉 망막 디스플레이라고 불릴 정도로 혁신적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아니요’가 맞는 답이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마케팅 용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같은 논의는 없다. 잡스가 얘기했으니 ‘혁신’이다.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은 경쟁사 ‘알바’다.

오히려 외국에서는 씨넷을 비롯 유력 IT매체들조차 잡스가 거짓말을 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를 ‘거짓말쟁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참 잘나가는 회사다. 영업이익률은 30%가 넘고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은 마이크로소프트도 제쳤다. 하지만 AS는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재생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리퍼 정책을 쓴다. 비용은 사용자 몫이다. 수거된 제품은 인건비가 싼 국가로 모아 대량으로 처리한다. 수리기사를 고용해 최대한 빨리 처리해주는 기업들과는 구조가 다르다. 이같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니 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애플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잡스의 ‘혁신’을 칭찬하기 이전에 애플의 AS에 대한 비판을 먼저 해라. AS는 당연한 사용자의 권리다. 당신이 애플을 옹호할수록 애플의 서비스 정책 개선은 요원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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