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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00만①]애플,통신 지형 바꿨다…하지만 AS 등은 여전히 ‘미결’

윤상호 기자

- 스마트폰 대중화 신호탄…스마트폰 가입자 연내 500만명 넘을 듯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상륙 9개월만에 100만대 판매고를 달성했다. 세계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무선인터넷 사용도 늘어나 관련 산업 활성화 역할도 했다. 그러나 사용자 권리 보장 측면에서는 낙제점을 피하지 못했다. 애플을 겨냥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관련 규정을 고친 이후에나 AS 등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19일 KT(www.kt.com 대표 이석채)는 지난 16일 기준 아이폰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아이폰4’ 예약 가입자 수를 고려하면 10월초 12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16일 기준 ‘아이폰3GS’ 가입자는 89만8509명, ‘아이폰4’ 사용자는 11만6698명이다.

◆아이폰, 스마트폰 대중화 상징=아이폰이 국내에서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주요 원인으로 ▲경쟁력 있는 요금상품 ▲강력한 3W 네트워크 ▲30만개에 이르는 풍부한 어플리케이션 ▲아이폰 구매 고객의 높은 만족도 등이라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KT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은 “아이폰 고객 100만명 돌파는 스마트폰 대중화의 상징”이라며 “우리 국민 누구나 아이폰과 무제한 와이파이, 무제한 3G를 통해 마음껏 무선데이터를 즐기는 모바일 원더랜드의 실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이 국내에 시판되면서 삼성전자와 벌인 두 차례의 스마트폰 판매 경쟁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폭발을 가져왔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올해말 500만명을 넘어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10%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간 경쟁 판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림(RIM) HTC 등 스마트폰 전문회사의 제품 출시가 늘어났으며,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도 국내 출시 제품군을 스마트폰 위주로 재편했다. 국내 제조사 간에는 LG전자가 시장 대응이 늦어지고 있는 것을 틈타 팬택이 치고 나왔다. 팬택은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제조사 중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LG전자는 국내외에 걸친 스마트폰 시장 부진이 계기가 돼 CEO가 교체되기까지 했다.

◆통신사·제조사, 판도 변화…LG전자↓·팬택↑=통신사들의 요금제 개편도 바람을 탔다. 무선인터넷 요금제 현실화와 무선 네트워크 경쟁이 본격화 됐다. 스마트폰 요금제는 정액제 기준으로 설계됐으며 SK텔레콤과 KT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내놓았다. SK텔레콤은 음성통화 매출 하락 우려로 금기시되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도 시행한다. KT는 무선랜(WiFi)와 와이브로 등 3G를 보완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생태계 확충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산업 육성은 진행형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사용자에 초점을 맞춘 ‘T스토어’를 만들었다. ‘T스토어’는 SK텔레콤이 아닌 KT와 LG유플러스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어 명실상부 국내 대표 앱 마켓으로 성장하고 있다. KT도 자체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이폰에 가입자가 몰리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대신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국내 개발자의 해외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자체 앱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해외 업체에 종속돼 있던 운영체제(OS) 자체 개발에도 나섰다. 자체 개발한 ‘바다’ OS 스마트폰은 유럽 등지에서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모자란 애플리케이션 확충을 위해서는 공모전과 핵심 애플리케이션 자체 개발 등으로 메워가고 있다.

◆애플 등 외산 업체 AS 불만도 폭증=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아이폰 확대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외산 업체들의 국내 서비스 관행에 대한 문제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부분 수리 불가라는 애플의 서비스 정책은 연일 문제를 일으켰다. 국내 업체에는 가혹하고 해외 업체에는 너그러운 사용자의 인식도 제대로 된 사용자 권리를 찾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 통신사와 제조사 등의 AS와 관련된 원칙을 제정하고서야 소폭 개선이 이뤄진 상태다.

한편 KT는 아이폰 가입자 100만 돌파를 기념해 장애우, 노약자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갖는다. 지난 17일 KT 광화문사옥 올레스퀘어에서는 표현명 사장이 시각장애우 김민태 학생<사진>에게 아이폰4와 2년간의 통화요금 등 1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증정하는 행사가 있었다. 또 23일까지 KT는 쇼블로그/쇼트위터를 통해 아이폰을 잘쓰는 최고령 사용자를 선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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