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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00만③] 애플, 급성장 휴유증?…HW·SW, 곳곳서 파열음

윤상호 기자

- 제품 완성도·앱 검증 소홀 문제 제기 늘어…업그레이드 후 기존 제품 불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전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연간 전 세계 휴대폰 판매고 1억대 고지를 밟아 본 업체다.

이 중 삼성전자만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성공했다.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은 속절없이 추락했고 LG전자는 기로에 섰다. 실패한 업체는 모두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실수의 경험을 함께 했다.

이들의 빈 곳은 스마트폰 전문 업체가 메웠다. 림(RIM)과 애플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도 대량 판매와 애플리케이션 급증 등에 따른 이상 징후가 관측되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강점으로 꼽혔던 ‘안정성’이 훼손받고 있어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 성장에 따른 체질 개선 여전히 ‘미흡’=애플은 아이폰의 생산 일체를 외부에 맡기고 있다.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AS도 한곳으로 일원화 해 모든 제품을 수거해 한 곳에서 수리하고 사용자에게는 앞서 수리된 제품을 제공하는 리퍼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AS 과정에서 생기는 관리 비용과 인건비 등을 줄인다.

문제는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런 시스템이 작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배송이 시작된 ‘아이폰4’가 리퍼 제품을 새 제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한다는 논란에 빠진 것도 이런 이유 중 하나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애플의 검수 인원도 증가해야 하는데 이를 애플 시스템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불량률도 높아지고 주문에 맞추자니 이전보다 기준치에 미달하는 제품이 공급된다.

KT가 이달 중 20만대가 넘는 ‘아이폰4’ 사전 주문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생겼다. 애플의 생산 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발송된 제품 중 정부의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까지 섞여 들어오면서 문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은 전자파 등 사용자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지 못한다. 해외에서도  사용자들까지 애플 제품의 하드웨어 제작상태나 부품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부쩍 늘어났다.

◆국내 판매 ‘아이폰4’, 리퍼 논란 확산=자랑으로 삼던 30만개의 애플리케이션도 운영체제(OS)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이 급증했지만 애플의 검수 기한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검수 인력 등이 이에 맞춰 증가한 것도 아니다. 결국 예전보다 검사 항목을 줄였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OS를 만든 회사가 하드웨어도 개발하고 앱 마켓도 관리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최적화를 통해 다른 스마트폰보다 오류가 적다는 점이다.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설치 역시 애플이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된다. 그런데 이 성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진행된 OS 4.2 업그레이드 이후 ‘아이폰3GS’ 잦은 다운과 오작동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었다. 특히 한글 입력이 제대로 안 된다는 문의가 증가했다. 한글 입력시 자모가 모아지지 않아 관련 기능 일체를 쓸 수 없게 되는 현상이다. 검색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전화도 쓸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또 배터리 이상 소모, 원인 모를 전원 꺼짐 등 사용자가 OS에 변형을 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이상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한 사용자는 “AS센터에 가보았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기 때문에 매번 문제가 생기면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고 있다”라며 “그런 뒤에는 한동안은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나도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일부에서는 스마트폰 업체가 모두 비슷한 성장통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플 성장통, 경쟁사엔 기회?=업계 관계자는 “노키아와 삼성전자 외에는 휴대폰 업계에서 대량 생산과 대량 판매, 사후 관리 등의 경험이 없고 애플 역시 세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대중적으로 판매해보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업계가 최근 2~3년간 급성장 했지만 국가마다 지역마다 다른 대처가 필요한데 이런 것은 경험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소프트웨어 문제도 가장 철저하다던 애플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언제 다른 곳으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라며 “다만 지금은 스마트폰 업계 판도를 다시 한 번 흔들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따라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쳐졌던 업체들의 애플 빈틈 노리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9월 미국 IT전문지 PC월드가 선정한 추천 스마트폰 10선에 1위를 기록한 ‘에픽4G’를 비롯 4종을 이름에 올렸다. HTC와 모토로라도 각각 2종씩이 뽑히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10월부터 ‘옵티머스 원’이라는 보급형 안드로이드폰을 전 세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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