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진화한 IBM 메인프레임... “논란의 굴레에서 벗어나나”

백지영 기자

 

[기획/메인프레임 다시보기]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떠올리면 무엇이 연상될까.

아마도 대다수는 “성능 좋은 것은 인정하겠는데, 하드웨어 가격이나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비싼 대형 엔터프라이즈 서버”라는 편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과거에 비해 메인프레임의 하드웨어 가격은 많이 떨어졌다고 할지라도 매달, 혹은 매년마다 사용한 만큼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MLC(Monthly License Charge 월 소프트웨어 사용료)는 지난 몇년 간 몰아친 경기침체와 맞물려 이를 도입한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스러운 존재가 된 것이 사실이다.

또 이는 한번 구매하면, 메인프레임처럼 별도의 사용료를 낼 필요 없이 온전히 기업의 IT자산이 되는 오픈 환경의 유닉스 서버와는 비교되며, 지난 10년 간 “메인프레임은 죽었다”라는 ‘사장론(死藏論)’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한발 더 나아가 메인프레임은 IT비용을 잡아먹는 악마, 혁신과는 거리가 먼 구형 벤츠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고루한 이미지까지 덧칠됐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메인프레임이 일정 부분 이러한 편견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IT적 측면에서의 '개방'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의 '개방'과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개방'은 곧 선(善)이라는 일반적인 틀로 해석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지난 10년 간 유닉스 서버와의 대결 구도 심화 = 폐쇄적이고, 고비용 구조의 70~80년대 과거 시스템이란 어두운 이미지와 함께, 특히 국내에서 심하게 불어닥친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 열풍은 ‘메인프레임 vs 유닉스’라는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했다.

특히 HP로 대표되는 유닉스 진영은 ‘메인프레임 어택(Attack)’이라는 윈백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며 사실상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고객 확보 다툼을 벌여왔다.

국내의 경우 메인프레임 고객이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권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BC카드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을 새로운 메인프레임 고객사로 확보하며 자신감도 회복했다. 다운사이징을 고려하던 동부화재도 최근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구축에 들어갔다.

물론 국내 상황과는 달리 전세계에서 ‘메인프레임’이라는 시스템이 누리는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IBM에 따르면 현재 메인프레임은 글로벌 상위 25대 은행과 9대 보험사, 미국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64%, 전세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71%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IBM의 ‘메인프레임’ 시스템은 끝내 살아남았고, 여전히 IBM의 플래그쉽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열풍이 몰아닥치면서 IBM은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은 ‘메인프레임’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닉스 x86 서버까지 통합 관리하는‘z엔터프라이즈’발표 = 여기에 지난 7월, IBM이 공개한 메인프레임 신제품 ‘z엔터프라이즈’는 유닉스와 x86 서버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모델로, ‘시스템들의 시스템(System of systems)’라 불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1964년 세계 최초의 메인프레임 컴퓨터 ‘IBM 시스템 360’이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이후, IBM으로써는 파격적인 행보다.

‘z엔터프라이즈’는 단순히 하나의 메인프레임 시스템이 아니다.

이는 기존 메인프레임 시스템인 z10에서 성능이 대폭 개선된 코어 시스템 ▲z196과 유닉스 서버인 및 x86 블레이드를 통합한 형태의 시스템인 ▲블레이드센터 익스텐션(zBX), ▲다양한 플랫폼 간의 워크로드를 관리해 주는 ▲유니파이드 리소스 매니저(URM) 등이 결합된 형태다.

이를 도입한 고객사는 메인프레임을 운영하면서도 유닉스 서버와 x86 서버의 워크로드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IBM의 유닉스 서버인 파워7 및 시스템 x에 제한돼 있다.

IBM 메인프레임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씨티그룹은 이번 ‘z196’이 “역대 메인프레임 가운데 최고”라며 “IT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아키텍처 변화”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z196에는 96개의 칩과 14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어 초당 500억 개 이상의 명령을 처리한다. 이는 처음 출시된 메인프레임에 비해 약 1만 7000 배 이상 높아진 성능이다.

이러한 획기적인 시스템 변화와 함께, 개방성을 표방하며 10년 전부터 꾸준히 지원해 온 ‘z리눅스’를 통해 가격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개방성, 비용, 안정성 면에서 재조명 의의 = IBM에 따르면, 메인프레임의 리눅스 전용 프로세서인 IFL 판매량은 MIPS 기준으로 2007년 대비 2009년에 65% 증가했고 z리눅스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은 3000여개가 넘는다.

국내에서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정보계 시스템과 동부화재 차세대 시스템에 z리눅스가 도입되며, 메인프레임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

특히 비용에 대한 부분을 최적화시켜 패키지 형태의 ‘메인프레임 리눅스용 솔루션 에디션’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이를 도입하면, 유닉스 서버와의 도입 비용이 최대 20%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메인프레임은 정말로 안정적일까?
또한 서버 통합에 적절한 시스템일까? 그리고 비용은 정말 저렴해졌을까?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엔 왜 메인프레임이어야 할까? 혹은 왜 메인프레임은 안 되는가?

분명 메인프레임은 간과해서는 안될 핵심 가치가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의 신뢰도 회복 및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진 새로운 ‘z엔터프라이즈’의 등장으로 인해 다시금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만한 상황에 왔다고 판단된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한국IBM의 메인프레임 전문가 3인을 만나, ▲개방성(통합) ▲비용 ▲안정성 측면에서 메인프레임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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