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획/딜라이트 창간 1주년] 삼성전자, 스마트폰서 분기 첫 HTC 역전…삼성 스마트폰 시

윤상호 기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스마트폰이 세계 휴대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지 3년 만에 삼성전자가 분기 처음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4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됩니다. 대만의 HTC를 처음으로 제쳤습니다. 삼성전자와 HTC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각각 785만대와 680만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 조사 집계가 본격화 된 2008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삼성전자는 분기 기준 HTC를 이긴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업계 5위이긴 했지만 작년까지 연간 1000만대 판매도 하지 못했습니다. 점유율도 초라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전력투구한지 3분기 만에 4위 자리에 성큼 올라선 것입니다. 연내 ‘갤럭시S’ 단일 모델만 1000만대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OS를 만드는 구글과 차세대 안드로이드폰의 표준이 될 ‘넥서스투’ 개발을 같이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고요. 삼성전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삼성전자가 세운 스마트폰 전략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멀티 운영체제(OS)와 각 통신사 특화 모델 개발 전략입니다.

멀티 OS 개발 능력은 전 세계 휴대폰 제조사 중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갖고 있는 무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심비안 안드로이드 윈도폰7 리모 등 공개 OS 스마트폰은 모두 만들고 있습니다. ‘바다’라는 자체 OS도 있지요.

무게중심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전력이 분산된다는 단점도 있지만 그만큼 특화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소리도 됩니다. 시장 동향에 따라 즉각적인 대응도 가능합니다. 그 분야로 자원만 더 투입하면 되니까요. 1년 만에 안드로이드폰 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된 것도 바로 이런 능력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OS 윈도폰7 초기 파트너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유럽 통신사 위주로 통합 OS로 저울질 되고 있는 리모 OS 전략폰도 삼성전자가 독점 공급하고 있고요. 심비안 비중은 줄였지만 언제라도 다시 뛰어들 수 있는 능력은 이미 갖췄습니다. 자체 OS인 바다폰도 착실히 성장하고 있고요.

스마트폰을 받쳐줄 관련 생태계 조성도 순항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삼성 앱스’에는 안드로이드, 바다 등 다양한 OS를 지원하는 앱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개발자 지원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지요.

기존 일반폰 제조사의 스마트폰 전략이라는 점에서 보면 정말 이상적인 모델입니다.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결단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돈과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요. 경쟁사 상황을 보면 당연한 듯 보이는 이런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도 판로가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반폰에서는 강자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초짜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일반폰의 성공 신화를 계승하는 통신사별 스마트폰 특화 전략입니다.

각 통신사 특화 모델 전략은 ‘갤럭시S’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2.1 OS, 4.0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1GHz 삼성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라는 기본 사양을 유지하면서 펫네임과 디자인, 일부 스펙 등을 각 통신사별 요구에 따라 변화시켰습니다. 출시 4개월만에 700만대가 팔렸습니다.

한국명은 ‘갤럭시S’지만 미국의 경우 버라이즌에서는 ‘패셔네이트(Fascinate)’, AT&T는 ‘캡티베이트(Captivate)’, 스프린트는 ‘에픽 4G(Epic 4G)’, T모바일은 ‘바이브런트(Vibrant)’라는 이름으로 선보였습니다.

통신사는 삼성전자라는 세계 2위 휴대폰 업체의 브랜드 파워를 지닌 자사만의 스마트폰을 런칭할 수 있는 것이 이익입니다. 이 제품을 쓰고 싶으면 그 통신사를 선택해야 하니까요. 아무래도 동일한 제품이 여러 통신사에 공급되면 통신사 브랜드보다는 제품 브랜드가 더 부각되지요. 통신사 특화 서비스, 즉 자신들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기도 어렵고요. ‘갤럭시S’가 미국 주요 통신사 4곳을 비롯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곳에서 전략 스마트폰으로 선택된 이유는 바로 이런 통신사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휴대폰 제조사가 삼성전자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로서는 각각의 통신사의 판매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점이 이득이지요. 단시간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을 유통하는 통신사 지원이 필수입니다. ‘갤럭시S’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변형하는 것이기에 제품 개발 비용을 줄이고 부품 공용화를 통해 생산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디자인과 설계, 소프트웨어 변경에 따른 인력 투입이 부담이 될 수 있는 점입니다. ‘갤럭시S’의 안드로이드 2.2버전 업그레이드가 일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예지요. 개발인력은 제한돼있는데 동시 다발적으로 업무는 밀려옵니다. 통신사별 탑재 소프트웨어가 다르다보니 각각 개발해야 하니까요. 향후 삼성전자의 숙제 중 하나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대로 HTC를 제치고 노키아, 애플, 림(RIM) 등 스마트폰 ‘빅3’ 추격에 나설 수 있을까요? 이는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팽창하고 있고 HTC의 성장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HTC가 이번에 삼성전자에 지기는 했지만 전기대비 판매량이 130.7%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더 잘했을 뿐입니다. 삼성전자는 전기대비 253% 성장했습니다.

S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HTC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각각 580만대와 820만대입니다. 3분기까지 합치면 삼성전자는 1365만대 HTC는 1500만대입니다. 4분기 양사의 대결 결과가 기대되네요. 4분기는 아무래도 윈도폰7 스마트폰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윤상호 기자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