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쟁③] 플랫폼 경쟁, 애플 구글 공략 키워드는 ‘개방’
- SKT, 주력 서비스 API 개방…삼성전자, 대형 개발자 콘테스트 개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한 가지 영역에서만 잘해도 되는 시대는 끝났다.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가 ICT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플랫폼은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다. 이 안에는 하드웨어, OS 커널, 단말 OS,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이 속한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플랫폼 파워가 확산됐다. 플랫폼 사업자의 정책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사, 콘텐츠 개발사는 물론 통신사업자까지 판도가 변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LG전자 스마트폰이 아니라 안드로이드폰의 하나며, KT 가입자가 아니라 아이폰 사용자다. 이에 <디지털데일리>에서는 ‘모바일 시대 플랫폼 사업자가 살아남는다’라는 주제로 국내 업체의 대응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애플과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주인공은 SK텔레콤과 삼성전자다. 애플과 구글이 강점으로 가졌던 ‘개방’을 이들을 잡을 무기로 꺼내들었다. 서비스 장벽까지 허물어 애플과 구글 이상의 플랫폼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핵심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을 공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T API 센터(http://apicenter.tstore.co.kr)’의 문을 열었다.
우선 T맵, 위치정보서비스(LBS), 메시징(SMS/MMS) 등의 API를 지원한다. 개발자들이 SK텔레콤의 API를 이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SK텔레콤은 2011년 1분기 내로 T스토어, 멜론, 모바일 페이먼트(결제) 등의 API도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이성호 상생혁신센터장은 “현재 공개된 것 외에도 내년 3월까지 더 많은 API를 공개할 것”이라며 “기술 지원은 물론 서비스 부문에 따라 2000~5000만원까지 개발 자금 지원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PI 공개는 그동안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외부에 공개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신사와 상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면 구글맵, 아이튠즈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시일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공개된 메시징 API를 이용해서 이동통신 기능이 없는 기기에서도 무선랜을 이용해 SMS와 MMS를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 수 있다. 벌써 코원이 이 API를 활용해 SMS/MMS 송수신이 가능한 휴대용멀티미디어재생장치(PMP)를 만들어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T맵 API를 통해서는 ▲기업솔루션(택배, 퀵서비스, 대리운전, 운송업체) ▲생활레저형(관광 정보, 방송, 골프, 등산) ▲엔터테인먼트(LBS활용 게임, 뮤직) 등 영역에서 새로운 앱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의 T맵 가능폰은 770만대, 가입자는 520만대다. 스마트폰이 확대되면서 GPS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T맵 가입자가 75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N스크린 시대에 맞춰 태블릿, 스마트TV용 T맵도 나옵니다. 앱 내 광고 플랫폼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를 돌며 자체 모바일 플랫폼 바다(bada) 개발자를 위한 ‘바다 개발자 데이’를 열고 있다. 지난 8일 한국에서도 열렸다.
삼성전자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은 이 자리에서 “바다 개발자들은 우리가 만드는 스마트폰의 가치를 높여주는 소중한 동반자”라며 “개발자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을 준비해 개발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개발자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삼성전자는 바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대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최근 대회는 총 상금 270만달러를 두고 지난 5월부터 7개월간 진행했다. 전 세계 54개국에서 개인 및 기업 2077팀이 참가했다.
지난 6월부터 공급된 바다폰은 누적 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했으며 삼성전자의 앱 마켓 ‘삼성 앱스’ 누적 다운로드 수는 올해 안에 5000만건들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 앱스’는 현재 전 세계 118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다 생태계가 일정 규모를 갖추면 플랫폼을 삼성전자만 쓰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제조사를 비롯 다양한 하드웨어 제조사가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바다폰을 1000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폰빌링, 선불카드, 사이버캐시(Cyber Cash) 등 개발자가 수익을 올리기 편하도록 다양한 결재방식을 도입하는 등 개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V 플랫폼도 개방해 바다 생태계를 삼성전자 전체 IT 기기를 연계하는 토양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개발자들을 위한 개발자 센터인 ‘오션’도 운영하고 있다. 오션은 바다 앱 개발 관련 중소 개발사들과 1인 개발자들의 앱 개발 과정부터 등록, 판매까지 모든 분야를 지원한다. 앱 개발 공간과 다양한 장비 지원은 물론 중소개발사들과 1인 개발자들이 요구할 경우 사용자환경(UI)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적 지원도 이뤄질 계획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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