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2010년 결산/2011년 전망]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본격화…주도권 경쟁 치열

백지영 기자
[기획/ 2010년 IT산업결산 및 2011년 전망 - 하드웨어]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는 국내 통신사 및 대기업들이 본격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에 투자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업계는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데이터의 급증과 서비스 이용자의 증가에 따라 계속해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특성상, 시장을 먼저 선점하면 추후에 경쟁에서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서버 및 스토리지 업체들은 전례 없이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KT의 경우, 올해 범용 서버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인프라를 구성하며 비용 효율적인 부분을 강조한 반면, SK텔레콤은 HP와 IBM, 넷앱, EMC 등 다양한 업체의 검증된 제품 구축을 통해 안정성을 강조했다.

한편 올해는 x86 서버부터 유닉스, 메인프레임 시스템까지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며 전면적인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이전 모델에 비해 확장성과 안정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특히 가상화와 클라우드 환경에 초점을 맞춘 제품의 출시가 잇달았다.

이밖에도 클라우드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글로벌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수합병(M&A)에 주력하면서 국내 지사 역시 통합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39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한국유니시스 사태도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한 인프라 검증 치열…서버 신제품 출시 가속화=올해 인텔은 유닉스 서버용 프로세서인 아이테니엄 9300계열(코드명 투퀼라)와 한 개의 프로세서에서 8코어까지 지원되는 제온 프로세서 7500 시리즈(코드명 네할렘-EX)를 출시했다.

AMD 역시 이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하나의 프로세서에 코어가 12개까지 탑재되는 옵테론 6000 시리즈(코드명 매그니-코어스)를 내놓으며 경쟁 구도에 불을 지폈다.

이같은 잇따른 프로세서 출시에 따라 한국HP와 한국IBM, 델코리아, 한국후지쯔 등 주요 서버업체들은 이들 프로세서가 탑재된 새로운 서버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특히 HP와 IBM은 x86 서버 외에도 각각 ‘투퀼라’와 ‘파워7’이라는 새로운 프로세서가 탑재된 유닉스 서버 신제품을 내놓으며 관련 시장에서 각축전을 보였으며, IBM은 자사의 유닉스 서버와 x86 서버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메인프레임 시스템 ‘z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 역시 하드웨어 투자를 늘리며 제품 로드맵을 발표했다. 특히 오라클은 스팍 프로세서 기반의 유닉스 서버 신제품(T시리즈, M시리즈)은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형태의 어플라이언스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의 박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엑사로직 엘라스틱 클라우드 T3-1B’ 등을 출시하며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야심을 드러냈다.

한편 HP는 인수 기업들을 통한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한 형태의 인프라 구성에 중점을 뒀으며, 전통적인 네트워크 강자였던 시스코 역시 지난해 출시한 서버 형태의 통합 컴퓨팅 시스템(UCS)의 시장 공세를 강화하며 자사의 제품이 클라우드 인프라에 가장 적합한 조합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계속되는 인수합병(M&A)…목표는 ‘클라우드’=올해는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보강을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인수합병(M&A) 소식이 이어졌다. 특히 이러한 M&A는 스토리지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M&A는 바로 HP의 3PAR 인수였다. 필요한 만큼씩만 확장이 가능한 ‘유틸리티 스토리지’업체 3PAR를 두고 HP는 델과의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HP는 델보다 늦게
인수전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선 현금 유동력으로 3PAR를 품에 안았다. 한국HP는 이달 초 3PAR 국내 지사를 통합하고 본격적인 시너지 모색에 나서고 있다.

3PAR 인수를 눈앞에서 놓친 델은 최근 컴펠런트 테크놀로지라는 스토리지 업체를 인수하면서 이를 만회했다.

스토리지 강자 EMC도 올해 확장형(스케일-아웃)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업체인 아이실론을 인수하면서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넷앱 역시 올 5월에 가상화 솔루션 업체인 바이캐스트를 인수했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클라우드가 서비스 제공 방식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라는 것이 사용한 만큼만 돈을 지불하는 유틸리티 컴퓨팅과 셀프서비스, 자동화, 계층화 등이 통합된 개념인 만큼, 스토리지 역시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서비스 유형에 맞는 아키텍처로 계속해서 변모할 수 밖에 없다.  

정보의 저장 위치에 관계없이 스토리지 자원을 관리하고 확장할 수 있는 는 능력을 가진 업체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M&A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거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업체 간 수평적인 형태의 협력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한 업체에서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는 수직적인 형태의 전략으로 변화됐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HP와 IBM, 델과 같은 기존 IT 업체와 EMC와 HDS, 넷앱 같은 외장형 스토리지 업체들 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EMC와 넷앱 등은 시스코, VM웨어 등과의 협력을 통해 블록 형태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성하면서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최근 KT가 대용량 데이터를 분산처리할 수 있는 ‘하둡’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 넥스알을 60억원에 전격 인수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한국유니시스 철수와 글로벌 업체 지사장 교체=국내 진출한지 약 40년 만에 철수를 결정한 한국유니시스 사태도 올해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한국유니시스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내 지사는 결국 철수 수순을 맞이했다.

이달 초부터 유니시스의 국내 영업 및 유지보수를 담당할 업체로 유니포인트가 선정되면서  관련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과거 메인프레임 시스템으로 국내 시장을 주도했던 유니시스의 몰락에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급변하는 IT 환경의 변화를 실감했다.

한편 올해에도 서버 및 스토리지 업체의 외국계 지사장 교체가 이어졌다. 먼저 지난 2월엔 그동안 한국넷앱을 이끌던 존 피트 사장이 물러나고 2008년부터 넷앱에 합류한 김백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국후지쯔도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지난해 취임한 현대자동차 출신 김방신 대표가 약 1년 2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지난 8월, 어카운트 비즈니스 그룹장을 역임해 오던 박제일 상무가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델코리아 역시 올 1월 한국HP 출신의 이홍구 대표가 취임했으나 최근 한글과컴퓨터 신임 사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현재 대표 자리는 공석이다.

델코리아는 현재 신임 대표 물색을 위해 내외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새로운 수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내년에도 투자는 이어진다…“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전환 가속화”=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내년 국내 IT 시장은 2010년에 비해 4.1% 성장한 19조 4500억원대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버와 스토리지 부문은 각각 6.2%, 6.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에 따른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국내 IT 시장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모바일 컴퓨팅, 소셜 네트워킹과 같은 기술들이 성숙되고 상호 결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IT 환경 역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시장 성장이 빠르게 전개되는 가운데, 플랫폼(PaaS) 환경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공급자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 부문이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다양한 IT 시스템이 통합된 형태의 컨버지드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에 연계된 시스템들과 애플리케이션 스택들의 통합 수요가 확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한 서비스 및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공급업체들의 합종연횡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내년을 기점으로 성공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레퍼런스가 구현됐을 경우, 이같은 인프라 구축은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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