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2기 차세대시스템.., 고민하는 금융권

박기록 기자

[2011년 금융IT혁신⑥] 2기 차세대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2기 차세대 시스템'이 금융권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IT혁신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2기 차세대’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한 데서 오는 혼선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반드시 해야하는 것인지, 또 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금융권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2기 차세대시스템'이란 이미 2000년대 초중반에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한 금융회사가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응하기위해 갖추는 IT인프라로 정의된다.

 

기존 전산시스템의 운용 년수를 10년~12년 이라고 봤을때, 시기적인 기준으로만 놓고 본다면 국내 금융권의 ‘2기 차세대’는 2015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서둘러야한다.


물론 IT기술의 획기적인 발전, 금융시장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에 따라 기존 차세대시스템을 개혁하려는 필요성은 더 커진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산업은행,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 대한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이 2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할 금융회사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최대 카드사인 신한카드도 올해부터 내년 10월까지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넓은 의미에서 이 경우도 2기 차세대로 규정할 수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 최대 카드사였던 LG카드를 인수함으로써 시장 1위가 됐는데, 앞서 LG카드가 지난 2004년 완성한 차세대시스템을 합병 후 IT통합을 통해 그대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신한카드 관계자들은 '2기 차세대'로 규정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신한카드 이름으

로 하는 첫 차세대이기 때문이다.

 

한편 2기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얘기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금융권에서는 2기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실체를 속시원하게 정의한 사례를 찾아 보기는 힘들다.


만약 단순하게 “금융회사가 한 시스템을 10년~15년정도 사용했으면 개편을 해야한다”는 기계적 당위성의 문제로만 좁혀본다면 '2기 차세대'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 적절하지 못하다.


‘2기 차세대를 통해 금융회사가 얻고자하는 IT혁신, 또는 비즈니스 혁신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부터가 분명하게 내려져야 할 필요가 있다.

기존 차세대시스템(1기 차세대)구축을 통해 금융회사들은 ▲무중단 금융서비스의 체제의 완성(24X365),  ▲신속한 시장대응(프로덕트 팩토리, 상품개발및 관리시스템),  ▲개방형 아키텍처, 자바, SOA 등 신개술 대폭적용 ▲통합정보시스템 체계의 완성(목적별 데이터마트, CRM의 고도화),  ▲채널시스템의 통합및 효율적관리(MCA) ▲u뱅킹의 구현 등을 시도했다. 1기 차세대에서는 기존 종합온라인 시대와 확실하게 구분되는 몇가지 세대적 차별화가 분명하게 엿보인다.

 

그런데 2기 차세대시스템에서는 이와 구분지을만한 뚜렷한 차별점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2기 차세대시스템이란 용어 대신에 당분간 기존 차세대시스템을 보완 또는 업그레이드 하는 수준에서의 ‘포스트 차세대’로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지난 2003년 차세대 환경으로 전환한 대한생명의 경우, 지난해부터 2기 차세대시스템을 위한 컨설팅을 올해 검토해 오고는 있지만 아직 여기에 큰 뜻을 두지는 않고 있다.

 

대한생명측은 “현재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 차원에서 봤을때, 기존에 구축했던 차세대시스템을 다시 재구축할 정도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서 ‘부분적’인 혁신만으로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

 

반면 교보생명의 경우는 2기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의지가 뚜렷하다. 비즈니스 혁신을 지원하는 IT도루로서 IT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다만 교보생명도 IT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혁신보다는 철저하게 ‘현업 사용자 중심’의 비즈니스 지향형 시스템으로 개편하는 것을 2기 차세대시스템의 목표로 잡고 있다.

 

이는‘IT만을 위한 IT사업’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BA(비즈니스 분석)컨설팅을 통해 현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문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2기 차세대 사업에선 기간계시스템에 대한 IT투자 보다는 PI 등 프로세스 혁신쪽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교보생명은 특히 지난해까지 지켜왔던 중장기 IT전략인 ‘비전 2010’이 완료되고 올해 새로운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2기 차세대’는 혁신적인 최신 IT기술을 업무에 반영시키기 위한 플랫폼 개편의 성격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지난해 12월, 2기 차세대시스템을 개통한 삼성생명은 무엇을 강조했을까.



삼성생명은 ‘통합고객정보 체계의 완성’, 그리고 자바 환경을 적용한 ‘보다 유연한 IT플랫폼’을 구현함으로써 2기 차세대의 방점을 찍었다.


고객 데이터에 대한 다양한 입체적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보험계약업무 지원 등 모빌리티 환경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FC(재무 컨설턴트)들의 현장 영업력을 극대화 시키도록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 자체만을 놓고 2기 차세대에 대한 성격으로는 기존 시스템과의 차별화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해당 금융회사에 처한 시장환경및 비즈니스 전략에 따라 2기 프로젝트의 의미와 성격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올해 기간계시스템 보다는 온라인자동차보험에 대한 대대적인 시스템 정비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그러나 이를‘기존 단위업무 시스템의 고도화’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2기 차세대시스템의 부분적인 시도’라고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위한 막대한 IT예산과 인력 등을 고려했을때 빅뱅식 추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단위 업무시스템에 대한 혁신을 ‘2기 차세대’로 규정하자는 것이 롯데손해보험의 생각힝다.

 

아직 금융권에서 '2기 차세대'는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생각해보아야 할 과제이다.

 

다만 최근 논의되고 있는 2기 차세대는 기존의 'IT 중심적인 혁신'과는 분명히 거리를 두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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