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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모토로라 23년 밀월관계 ‘끝’…모토로라, KT와 손잡는다

윤상호 기자
- 스마트폰 출시 협상 진행…빠르면 1분기 태블릿 출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모토로라와 SK텔레콤이 20여년간 이어온 밀월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모토로라가 올해부터 스마트폰을 KT에 공급한다. 모토로라는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이 1988년 이동전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SK텔레콤에만 단말기를 독점으로 판매해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모토로라모빌리티코리아는 스마트폰 출시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KT는 단말기 제품군 확대, 모토로라는 시장 확장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작년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된 모토로라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모토로라는 작년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외국계 제조사 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KT와 모토로라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 2011’와 스페인에서 개최된
‘MWC 2011’ 에서 주목을 받은 모토로라는 듀얼코어 스마트폰 ‘아트릭스(ATRIX)’를 KT에 공급하는 것으로 의견 접근을 봤다. 아트릭스는 CES 2011 올해의 제품상에서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됐다. SK텔레콤 공급이 확정된 올해 모토로라의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이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KT에서도 1분기 판매를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향후 모토로라는 KT 단독 제품 공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블릿 PC도 KT로 나올 가능성도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다양한 제품을 두고 논의 중”이라며 “빠르면 1분기 KT를 통해 첫 모토로라 제품이 시판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제조사의 경우 그동안 한국 시장 파트너로 SK텔레콤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를 비롯 림(RIM), HTC, 소니에릭슨 등이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SK텔레콤 의존도를 줄이고 사용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해졌다. SK텔레콤에만 제품을 출시하던 외국계 회사가 KT로 거래선을 넓힌 것은 HTC에 이어 모토로라가 두 번째다.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고가 휴대폰의 경우 시장이 큰 SK텔레콤 전용으로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이후 KT 가입자의 구매력이 올라갔다”라며 “작년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S’에 집중 지원을 한 것도 SK텔레콤 독점 공급에 따른 이익이 예전만 못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편 모토로라의 선택이 모토로라의 국내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KT로 판매선을 확장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SK텔레콤의 지원 폭이 이전보다는 떨어지게 되는 것은 부정적이다. 모토로라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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