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해설] KMI 재도전 실패 왜?…바뀐 것 없는 사업계획서

채수웅 기자
- 주요 주주들 재정적 한계 여전…비즈니스 전략도 부재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모바일인터넷(KMI)가 이동통신 사업 재수에 나섰지만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1차 심사 탈락시 지적을 받았던 주요 주주들의 재정적 능력이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고, 기술적 능력은 물론, 사업계획서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KMI에게 기간통신사업 허가 및 주파수 할당을 하지 않기로 최종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2일 1차 심사 탈락에 이어 또다시 이동통신 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KMI 탈락의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주주들의 재무적 능력이 기준치에 미달한 것이다. 1차 심사에서 KMI는 재정적 능력과 관련한 평가에서 100점 만점 중 66.7점을 받았고 이번에는 68.6점을 받았다.

1차 도전때는 삼영홀딩스의 먹튀논란이 불거졌었고, 이에 KMI는 2차 도전에는 구성주주간 계약으로 6년 경과전 지분매각을 불가능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노력했다.

하지만 주요 주주인 스템사이언스, 브이에스, 자티전자 등의 재정적 능력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부족했다.  

예를 들어 주요주주인 자티전자의 경우 2009년 매출 81억원에 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회사다. 이 같은 회사가 8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조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판단인 것이다. 나머지 주요 주주들 역시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청문절차에서 1~2대 주주들이 재향군인회 보증을 전제로 자금차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재무능력에 대한 불투명성은 더욱 심화됐다. 자본금은 1차 심사때에 비해 600억원 가량 늘어났지만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차 심사때 지적됐던 구체적인 비즈니스 전략 역시 변한 것이 없었다. KMI는 1차 심사 때에 이어 2차 도전에서도 요금할인을 통해 1천만명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만 받았다.

또한 주파수 할당심사에서 전파자원 이용의 효율성, 기술적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최재유 방통위 통신정책 국장은 "주요 주주들의 재무가 불안하고 특화된 비즈니스 전략이 없이 단지 요금 20% 인하를 통해 1천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지나치게 낙관론에 기인했고 트래픽, 망구축 일정도 구체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KMI의 탈락으로 국내에서 와이브로 시장의 붐업은 당분간 힘들어질 전망이다. KT와 SK텔레콤이 하반기부터 와이브로 전국 서비스에 나서지만 보완재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LTE에 집중하고 있으며 KT 역시 와이브로보다는 LT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해 최재유 국장은 "LTE나 와이브로나 우리가 가진 기술을 통해 활성화되는 만큼 큰 무리는 없다"며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