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한국HP, OEM 사업 본격 시동…파트너로 LG엔시스 선정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HP가 미국을 제외한 지역 중 처음으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사업을 시작한다. 우선적으로 자사의 x86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제품부터 시작하지만 추후에는 유닉스 서버 등을 포함한 전체 기업용 하드웨어 제품군으로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한국HP ESSN(기업용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사업부 총괄 전인호 전무는 28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 한국HP가 시작하는 OEM 사업은 대량의 제품을 주문자가 요구하는 상표명으로 부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존 방식과는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HP가 제공하는 OEM 사업은 일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그들의 고객들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할 때, 하드웨어와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이른바 ODP(OEM Development Partner)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지적재산권(IP)을 갖고 있는 ISV(독립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HP의 다양한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일체형 어플라이언스 혹은 임베디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통신사 등이 브랜드 갱신 차원에서 단순히 제품명을 변경한 차원의 OEM 모델도 제공한다.

 

그러나 HP는 제품 로고나 포장, 매뉴얼 등을 기업 요구에 맞게 제작하는 차원 이상의 가치를 고객사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 레벨에서 맞춤 생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펌웨어와 시작 화면, 각종 드라이버 레벨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LG엔시스를 자사의 ODP 파트너로 선정했다. 현재 HP의 ODP 파트너는 전세계에 총 3개 밖에 없는데,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LG엔시스가 4번째로 참여하게 됐다.

 

ODP 파트너는 HP의 하드웨어 제품을 고객 요구에 맞게 최적화시켜 이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소수의 물량을 가진 고객들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가격을 낮추는 역할도 맡게 된다.

 

LG엔시스 유통사업총괄 김학선 상무는 “지난해부터 시장 조사 및 다양한 업체를 접촉하면서 관련 사업을 검토해왔다”며 “OEM을 원하는 업체들의 요구를 잘 반영해 관련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P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지역 OEM 사업부 총괄 김우진 이사<사진>는 “이번 OEM 도입을 통해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우 OEM 도입을 통한 매출성장은 물론, 하드웨어 드라이버 및 관리 기능 통합을 통해 솔루션 성능이나 기능 향상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이밖에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해 주고 기존 고객 유지 및 신규 고객도 쉽게 유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플라이언스 제품 형태의 솔루션을 해외로 수출할 경우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현지 하드웨어 플랫폼을 선정하거나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있는데, HP의 경우 전세계에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지사가 있기 때문에 훨씬 용이하게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국내에서 작업해 수출할 경우에는 통관비나 운송료 등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전체적인 원가 상승이 우려된다.

 

이미 한국HP는 LG엔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지난 2주 동안 2개의 국내 업체에 OEM 형태의 공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이러한 OEM을 통한 어플라이언스 형태를 통해 제품을 공급했을 때, 단순히 소프트웨어만 납품했을 때에 비해 기존 고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보안 업체인 SGA의 경우, 이미 자사의 보안 소프트웨어와 HP의 하드웨어 관리 소프트웨어인 ‘시스템 인사이트’를 합쳐서 OEM 방식으로 일체형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이는 조만간 출시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HP는 이번 사업을 위해 올 연말까지 총 30개의 파트너사를 확보할 방침이다. HP의 협력사 프로그램인 e코리아에 참여하고 있는 280개의 업체 중 일부를 포함해 현재 약 10여개 업체를 최종 심사 중이다. 최근에는 1500여개의 회원사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OEM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우진 이사는 “HP는 이전에도 필요에 따라 각 국가별로 OEM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HP 본사에서 OEM 전문사업조직을 만든 이후, 미국 외 지격에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HP 전인호 전무는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성장 기회를 확보해 전체적인 규모를 키워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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