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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하드웨어 기업의 소프트한 반격…스마트TV의 가능성

한주엽 기자

- 삼성전자 3D 풀HD 스마트TV D8000 시리즈 써보니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제조업에 기반을 둔 기업에게 콘텐츠· 개발자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스마트TV 사업은 쉽지 않은 도전 과제다. 두 업체가 내가 만든 하드웨어에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의 콘텐츠 플랫폼을 넣겠다고 선언한 것은, 세계 1·2위라는 자존심과 플랫폼 종속화에 따른 폐해 경험이 묘하게 얽히고 설켜서 나타난 결과다.

이들은 TV에서도 플랫폼 헤게모니를 쥐지 못하면 이제는 정말 고부가가치 사업에선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서버 등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 다소 인공적이긴 하나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콘텐츠 업자 및 개발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을 갖고 삼성전자 사옥 내 딜라이트샵 등에 전시된 스마트TV D8000을 두 달여간 틈틈이 써봤다. 다소 불편하고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가능성을 높게 보니 호의적인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리모컨으로 글자 입력하는 것이 불편했고 앱과 영상 콘텐츠의 양이 다소 적다고 생각됐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쿼티 방식의 키패드가 나왔고, 콘텐츠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

애플리케이션은 모바일과 비교하면 숫자가 적다. 그러나 대형 화면에 맞춰진 비교적 다양한 앱이 이미 등록돼 있다. 구동속도도 만족스럽다. 뉴스 앱이 TV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사용될까 궁금했는데, 글자와 사진을 키워놓으니 소파에 앉아서도 뉴스를 찬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킬러앱이라고 할 수 있는 VOD 앱도 다수 있다. 스마트TV를 처음 접했다면 HD 영상을 지원하는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가수를 매 시간 찾고 있을 지도 모른다. 3D VOD 서비스를 통해 3D 콘텐츠도 무료로 볼 수 있다. 영화 예고편과 몇 편의 다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다긴 하지만 이런 콘텐츠가 늘어나면 3D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도 차츰 확대될 것이다. 아직 과금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걸 보니 3D 영화 VOD 서비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playy 같은 VOD 앱을 열어보니 굳이 IPTV 서비스에 가입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도 든다. IPTV는 방송 다시보기 등 무료 콘텐츠가 많긴 하나 돈 내고 보는 신작 영화라면 playy 같은 앱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풀HD급 영상을 이렇게 VOD로 받아서 보면 끊어짐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매우 부드럽다. 다만 망 사용댓가 관련해서 통신 인프라를 깐 통신사들과 마찰도 예상된다.

국내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는 기본적으로 네이버 검색 시스템이 탑재된다. 스마트 검색으로 이름 붙여진 네이버 검색을 이용하면 웹은 물론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도 키워드별로 찾아낸다. ‘아이유’를 검색하면 아이유의 공연 동영상 등이 유튜브 항목에 나타나고 그 아래 웹 항목을 고르면 네이버의 통합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는 식이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과 관련한 미투데이 글도 볼 수 있다.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니 “임재범 너무 멋져요!”라는 미투데이 글이 올라온다. “박정현은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글을 올려보기도 했다. 다만 네이버가 설계한 탓에 트위터 등은 지원되지 않는다.

TV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검색 기능은 네이버 뿐 아니라 다음과 네이트, 나아가 구글까지도 섭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쉽진 않겠지만 TV 검색을 놓고 이들 검색 업체들이 불공정행위 운운하며 싸움하는 날이 온다면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사업은 성공했다 평가해도 될 것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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