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취재수첩] 애플의 무시무시한 플랫폼 전략

심재석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애플의 아이클라우드(iCloud) 소식으로 인터넷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에는 이미 이런 종류의 서비스가 여러 개(U클라우드, N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 S드라이브 등) 등장해 있는데도, 마치 신세계를 만난 듯 언론이며 블로거들이 앞다퉈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실 아이클라우드 발표 내용은 좀 시시하다. 이미 제공하고 있던 모바일미에서 조금 진보된 것에 불과하다. 5GB 용량과 플랫폼 제한(iOS)은 국내에 경쟁 서비스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국내에는 50GB의 용량의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어느 디바이스에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미 나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클라우드는 부족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클라우드가 애플이라는 플랫폼을 뒤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클라우드든 아이폰∙아이패드 이용자들의 최대 불편사항인 ‘동기화’를 대체할 수 있다. 더 이상 아이폰∙아이패드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의 백업이나 데이터 이동을 위해 컴퓨터에 전선을 꽂을 필요가 없다.

이는 매우 작은 변화이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사용자들이 정보를 아이클라우드에 집결시켜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오늘 아이클라우드에 대한 언론의 폭발적 관심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훨씬 먼저 나와서 훨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는 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언론들이 애플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애플의 서비스가 훨씬 더 많은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플랫폼에 있다.

아이폰-아이패드-맥으로 이어지는 디바이스와 이를 지탱하는 iOS, 맥OS 운영체제 플랫폼은 애플이 작은 서비스를 내 놓을 때마다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때문에 불과 5GB라는 한계와 오직 애플 사용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서비스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클라우드로 인해 애플 사용자는 애플 플랫폼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나의 모든 정보가 담긴 서비스를 떠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결국 애플의 플래폼은 아이클라우드를 성공시키고,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플랫폼의 영향력을 더 확산시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국내 서비스들의 기회는 점점 줄어갈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단순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이 돼야 할 이유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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