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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끼친 영향은?

이상일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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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산업연합회 주최로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모바일&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클라우드 컴퓨팅 추진 전략과 사례’세미나.


이날‘Future Prospects on Cloud Computing in Japan’(일본의 클라우드 컴퓨팅 미래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NEC의 신이치 코이케 전무는 설명 도중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의 지진이후 클라우드 컴퓨팅이 급속도로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감정이 복받쳤는지 몇 초간 말을 잊지 못한 것. 대지진이 얼마나 일본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설적이지만 일본 대지진은 일본 IT시장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대폭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 2008년 경제산업성과 총무성에서 2015년까지 2조 4천억엔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지만 이는 정부의 예상일 뿐 실제로 그렇게 까지 시장이 확산될 것이라고는 일본 내에서도 의구심을 자아내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진 이후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다"는 것이 코이케 전무의 지적이다.

지난 3월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일본 대부분의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제조부분에서의 타격이 크다는 것이 코이케 전무의 설명.


그는 “제조업의 경우 공장자동화 시스템이 구현돼 있는데 침수 및 지진 피해를 입은 공장은 시스템이 공장 자체에 구축된 경우가 많아 같이 피해를 입은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반면 편의점과 같은 유통업의 경우 현장 판매관리시스템(POS)는 피해를 입었지만 본사에서 관리되고 있는 데이터는 대부분 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권에서도 도호쿠 지역의 ATM(금융자동화기기)는 대부분 피해를 입었지만 이 역시 데이터는 내진 설계가 잘 돼있는 데이터센터에서 관리돼 피해가 없었다는 것. 이는 다시 말해 핵심 데이터의 분산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리고 바로 이점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업 적용이 빨라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데이터가 중앙집중형으로 관리되지만 백업 등 보완장치가 분산돼 관리될 수 있다.

따라서 제조업처럼 공장 핵심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클라우드 기반이 구축돼있으면 언제든지 복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인식도 이번 지진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코이케 전무는 강조했다. 일본 지진 직후 구글은 서로간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안부 사이트를 공개했다. 또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의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게 지원했다.

또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도 서로간의 안부를 확인하는 등 사용자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직접 타격을 입은 피해 지역내 주민들의 SNS 이용률은 10%를 넘지 않았다는 게 코이케 전무의 설명이다.

3월 11일 지진 발생 다음날 유선 45만 회선이 불통됐고, 13일까지 불통 회선이 147만 회선까지 늘어나는 등 네트워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일본에서는 네트워크가 마비된 상태에서 SNS 등을 활용한 정보 활용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는 KT와 손잡고 한국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일본 기업과 일반에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제휴를 맺은바 있다.

일본 기업들이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정보를 외부에, 그것도 해외에 맡긴다는 것은 이전까지는 고려대상 자체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 지진이후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에선 회사를 해외로 이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산업성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35%가 대체 조달처로서 해외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의 국내 공동화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정보의 이동은 이뤄지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정보 저장의 세계화가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현재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기업의 영속성을 결정 짓는 요건 중 하나에 정보의 관리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일본 시장에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시장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울 정도로 IT부분에서 폐쇄적인 일본의 IT시장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바탕으로 얼마나 개방화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일 기자 블로그 = IT객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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