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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뿌리 내릴까, 퇴출 수순 밟을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TE와 함께 4G 표준기술인 와이브로가 국내 시장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릴지, 서서히 퇴출되는 수순을 밟을지 여부가 연내 결정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KT와 SK텔레콤에 대해 지난 2005년 와이브로 사업 허가시 부여된 허가조건의 이행 여부에 대해 심의한 결과 이행완료한 것으로 의결했다.

KT의 경우 당초 계획했던 1조431억원의 투자비를 4.6% 초과한 1조908억원을 와이브로에 투자했으며 SKT 역시 당초 계획과 비슷한 8297억원을 투자했다.

사업허가시 부여된 허가조건과 이행계획을 완료한 만큼, 이제 사업자들은 정부로 부터 규제를 받지 않게 됐다.

문제는 앞으로 KT와 SKT가 계속해서 와이브로 투자를 진행할지 여부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는 내년 3월 경 재할당 될 예정이다. 아직 KT와 SKT는 구체적인 와이브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물론 KT와 SKT 모두 지금까지 각각 1조원 가량을 투자한 만큼, 정부 이행계획을 마무리했다고 곧바로 와이브로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적다.

문제는 와이브로 사업에 어느정도 비중을 둘 것이냐이다. 이미 4G에서 LTE가 대세로 자리잡은 마당에 와이브로 역할은 제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달부터 서울에서 와이브로와 함께 4G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 서비스에 돌입한 상태다. SKT의 와이브로 가입자는 채 10만명도 되지 않는다.

LTE를 상용화한 상황에서 와이브로 역할은 와이파이의 백홀(Backhaul) 역할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KT의 경우 SKT에 비해 와이브로 사업에 적극적이지만 KT 역시 앞으로 LTE 네트워크 서비스에 돌입하면 지금과 같은 위상을 누리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즉, KT나 SKT 모두 와이브로는 차세대 이동통신 주력망이 아닌 보조망에 불과할 전망이다.

전체적인 시장 측면에서 와이브로가 활성화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제4이통사의 등장이다. 제4이통사는 기존 이통사와 달리 와이브로를 통해 데이터는 물론, 음성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는 KT, SKT에 비해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2번의 사업권 획득 실패에서 보듯, 막대한 자본금 및 투자비 마련, 기존 이통사와의 경쟁 등 성공까지는 무수한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조해근 방통위 와이브로 팀장은 "이미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고, 개도국을 중심으로 와이브로에 관심이 많다"며 "국내에서도 주력망이 아니더라도 기업용, M2M 등 와이브로 효율성을 높일 분야가 많다"고 밝혔다.

KT와 SK텔레콤은 오는 9월까지 와이브로 주파수 활용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방통위는 오는 2012년 3월까지 재할당 여부 등 와이브로 주파수 활용 방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KMI와 중소기업중앙회는 다음달 이후 와이브로 사업권 획득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에서 와이브로 시장이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는 하반기 결정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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