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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어찌할꼬…통신사 vs. 제조사, 망중립성 논란 심화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한주엽기자] 망중립성 논란이 뜨겁다.

누구나 차별없이 인터넷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네트워크가 포화상태니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에는 더 과금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망중립성 논쟁이 주로 통신사업자와 인터넷업계간 벌어졌다면 최근에는 스마트TV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인 스마트TV의 경우 인터넷TV(IPTV)보다 훨씬 많은 트래픽을 일으킨다는 것이 통신사업자들의 주장이다.

이미 통신사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올해 6월에 이어 이달 중 TV제조사에 망중립성과 관련한 2차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니 이해당사자들끼리 망대가와 관련해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TV 제조업계의 입장은 단호하다. 전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가 아닌 하드웨어 제조사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마트TV 도대체 뭐가 문제?…통신업계 "트래픽 너무 많다"=최근 망중립성 논의에서 스마트TV가 부상한 이유는 한마디로 트래픽을 너무 많이 유발한다는 것이다. 스마트TV가 활성화되면 일반 영상은 물론, 3D 영상과 초고화질 UHD TV 등 대용량 영상유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통신사업자들은 비정상적인 트래픽을 유발하는 스마트TV는 추가 망 증설에 소요되는 비용을 같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마트TV는 네트워크 용량에 대한 고려 없이 설계돼 기존 IPTV에 비해 최소한 5배 이상의 백본망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아직까지는 스마트TV 보급이 많지 않지만 수년내 TV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사업자간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시각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13년까지 스마트TV는 누적 294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스마트TV 보급이 늘어나면 트래픽 증가로 주변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무조건 대가를 내라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TV 활성화가 예상되는 만큼, 트래픽과 관련해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TV제조사, 산업 위축 우려=이 같은 통신사업자들의 주장에 삼성전자 등 스마트TV 제조 업체들은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으나 불편한 심기는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통신료는 이미 소비자들이 지불하고 있는데 TV 제조업체에 망 이용대가를 내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그런 식으로 따지면 HP나 델 등 PC 업체에도 돈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햇다.

이어 "국내에 보급된 스마트TV가 아직 30만대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콘텐츠도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데 벌써부터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경부와 방통위 주도로 만들어진 스마트TV 포럼을 통해 이해당사자(통신업체-제조업체)들끼리 망이용 대가 지불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 통신업자들이 독자적으로 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실력 행사로 볼 수 밖에 없다"며 "TV를 주축으로 망 중립성과 관련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통신사들이 스마트TV에 대해 망 이용 대가를 받은 사례가 없는데 이번 일이 해외 시장에서도 (제조업체 이익에)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책논란에 산업 경쟁력 후퇴할라=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망중립성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방통위 역시 고민이다.

큰 틀에서 인터넷 이용 행태가 변화한 만큼, 망중립성 원칙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자칫 스마트TV 등 관련산업이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책결정에 신중한 모습이다.

또한 통신사업자의 고민을 외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통신사들의 지속적인 투자가 담보되지 않으면 수많은 연관산업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영진 방통위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유선인터넷에서의 망중립성 논쟁은 그만큼 통신사들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터넷 혁명을 망 개방으로 이뤄냈지만 유선인터넷 사업자가 혁명의 희생양이 된 것이 현재의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스마트TV를 비롯해 망중립성 정책의 큰 방향을 올해 11월까지 결정해 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라며 "인터넷망이 통신사 소유지만 공공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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