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포털-망사업자, 망중립성 ‘동상이몽’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인터넷 망중립성과 관련해 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연구기관과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의 트래픽 관리 필요성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ISP들은 통신사들이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전통적인 통신영역에서 벗어나 ISP 사업자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서 열린 ‘스마트 시대 망중립성 정책방향-네트워크 개방 및 관리방안’ 토론회에서 통신업계는 효율적인 망 관리 및 망 고도화를 고려한 정책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인터넷 서비스 업계는 인터넷 개방성과 투명성 유지를 위한 망중립성 원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김효실 KT 상무는 “최근 4년간 유선 트래픽은 4배, 무선은 20배가 증가했다”며 “또한 헤비유저의 트래픽 독점으로 일반 이용자의 이용환경 역차별이 나타날 뿐 아니라 투자부담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상무는 “스마트TV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 사업자의 네트워크 투자분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통신사와 콘텐츠 사업자간 제휴와 협력을 바탕으로 망투자 분담 및 대가 부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 역시 “통신시장은 민간시장이기 대문에 수익이 나지 않으면 투자를 못하게 된다”며 “투자를 안하게 되면 망중립성 역설이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 상무는 “m-VoIP나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들을 허용하라는 것은 다수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인터넷과 망 사업자가 윈윈할 수 있는 선에서 합의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터넷 서비스 업계는 트래픽을 유발하게 한 것과 사업자들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보았다. 오히려 좋은 서비스의 등장과 망고도화로 인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종호 NHN 이사는 “한쪽에서는 트래픽 폭증으로 죽겠다는데 왜 무제한 요금제를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고, 이를 왜 다수에 적용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 이사는 “예를 들어 구글의 망 점유율이 높지만 비용 부담률이 낮다고 해서 문제를 삼고 있다”며 “하지만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구글의 좋은 서비스로 손님이 늘어 돈을 번 것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구글코리아 변호사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소비자들은 더 많이 인터넷을 접속하고 이는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것이 바로 선순환이고 새로운 가입자 증가로 인해 네트워크도 혜택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임승차를 얘기하고 있지만 서비스 사업자 역시 망 사업자에게 돈을 내고 있다”며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