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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토로라 인수…국내 업체, 일단 ‘담담’·미래 ‘부정적’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1-08-16 11: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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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기자
- 특허전 긍정적…향후 스마트폰·태블릿, 구글과 경쟁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 1위 안드로이드의 개발사 구글이 휴대폰 제조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모토로라모빌리티를 품 안에 안았다. OS-단말기-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아우르는 전략으로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오른 애플의 전철을 따르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의 개방성은 유지한다고 했지만 정책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안드로이드 OS 출범 당시 구글은 직접 제조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는 일단 담담한 모양새지만 장기적인 여파에 대한 분석에 착수한 상태다.

16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 직후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은 이에 대한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안드로이드 특허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구글의 변심에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출근길 기자들에게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삼성은 자체 OS도 가지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활용할 수 있다. 휴대폰 사업이 단순히 OS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이번 인수에 대해 별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모토로라 특허를 가지고 공세를 펼치면 안드로이드 특허전은 유야무야되거나 크로스 라이센스 쪽으로 정리될 것”이라며 “향후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모토로라의 단말기 기술력은 스마트폰 보다는 태블릿PC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 활용할 공산이 크다”라고 점쳤다.

이를 종합하면 당장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영향이 없지만 태블릿PC를 포함해 내년 이후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위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애플이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도 국내 업체들은 ‘휴대폰 사업은 다르다’라며 평가절하 했다.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선 담담한 태도로 업계를 진정시키는 한편 안에서는 미래에 대한 주판알 취기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구글이 안드로이드 중립성을 다짐했지만 지금도 레퍼런스폰을 제조하는 업체가 경쟁사보다 2~3개월 먼저 새 OS폰을 출시하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에서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고 자체 OS도 보유한 삼성전자보다는 LG전자와 팬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아직 스마트폰 사업이 자리를 잡지 못한 LG전자가 더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 발표 이전부터 MS 윈도폰 신제품을 준비해왔다. 자체 OS 바다 신제품도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바다 OS 점유율은 윈도폰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올랐다. 팬택은 작년부터 바다 OS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원칙적으로 팬택에 대한 바다 OS 공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윈도폰과 병행해 인텔의 미고 OS 스마트폰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미고는 당초 인텔과 노키아가 함께 만들어왔지만 노키아가 윈도폰으로 전환하면서 LG전자 외에는 대형 제조사의 합류가 없었다. LG전자도 그동안 안드로이드에 집중하느라 소극적이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안드로이드에 올인하고 있는 팬택도 내년에는 윈도폰 등 다른 OS 스마트폰 확대로 맞설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으로 보면 국내 제조사에 끼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다. 태블릿은 아직 안드로이드 대표주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앞서고는 있지만 구글이 태블릿용 OS 발표 당시 모토로라 ‘줌’을 이용하는 등 브랜드 면에서는 모토로라도 만만치 않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안드로이드 표준 태블릿을 만들어 밀어붙일 경우 삼성전자도 쉽지 않은 싸움이다. LG전자 태블릿은 아직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했고 팬택은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변수는 모토로라의 제품 개발력이 언제 국내 제조사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여부다.

한편 삼성전자가 애플과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에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벌이고 있는 전쟁은 이미 통신기술은 물론 디자인, 사용자환경(UI) 등 전방위로 확산됐다. 구글이 모토로라 특허를 활용해 측면 지원에 나서더라도 다른 제조사로 확산을 막는 것이 최대 효과일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MS간의 소송은 합의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가 적은 아니지만 친구도 아닌 것으로 판명된 만큼 삼성전자가 MS와 손을 잡는 것을 서두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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