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HP, “서버 시장 주도권 바탕으로 클라우드 시장 이끈다”

백지영 기자

[시스코 vs HP, 차세대 데이터센터 전략 분석 ②-2]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현재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IT인프라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서버다. 이는 최근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로의 전환되고 있는 IT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는 확장성이 용이하면서도 시스템 간 호환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서버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x86 서버의 성능과 안정성은 이전에 비해 훨씬 향상됨으로써 클라우드 기반 기업 IT인프라의 메인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x86 서버 중 1대는 HP…“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도”=HP는 지난 몇 년 간 전세계 x86 서버 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HP는 현재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즉, 국내에서 팔리는 x86 서버 2대 중 1대가 HP 제품이라는 얘기다. HP는 이러한 시장 주도권을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한국HP x86 서버사업을 총괄하는 ISS사업부 김영채 이사는 “서버 제품들이 다 비슷해 보여도 오랜 기간에 거친 운영 노하우를 무시하지 못한다”며 “예를 들어 서버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냉각시키기 위한 컴포넌트 등은 HP가 장기간에 거쳐 최적화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x86은 여러 제조회사로부터 CPU와 메모리, 디스크 등을 가져와 조립하는 만큼, 성능 최적화 및 공급망관리(SCM) 측면에서도 이미 다른 서버 업체들과 차별화 돼 있다는 것이다. x86 서버 판매에서 중요한 유통망에서의 경쟁력도 HP의 중요한 자산이다.

 

◆HP표 클라우드 통합 플랫폼으로 시장 공략=최근 클라우드 환경으로 진화하면서 HP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09년 발표한 자사의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CI)와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POD)다.

고객이 필요한 모든 IT자원을 즉각적으로 제공한다는 HP ‘인스턴트 온(Instant-on)’ 전략의 한 핵심 축인 CI는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HP 하드웨어를 통합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켜준다는 설명이다.

시스코가 IBM나 EMC, VM웨어 등과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면 HP는 이미 완벽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자사의 하드웨어 제품을 통합함으로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HP의 CI를 지원하는 제품으로는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에 최적화된 ▲버추얼 시스템, 퍼블릭과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구축 및 관리를 쉽게 해주는 ▲클라우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구축 및 관리를 단순화시켜 성능을 극대화시키는 ▲앱 시스템 등이 있다.
 
이중 버추얼시스템의 경우, VCE연합(시스코-EMC-VM웨어)이 출시한 V블록과 비교시 스토리지 프로비저닝 속도는 41% 빠르고 1000개의 가상머신(VM)당 필요한 하드웨어 대수도 75%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HP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환경에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 ‘POD(성능 최적화 데이터센터)’다. 지난 6월 신제품인 ‘POD 240a’를 새롭게 발표하면서 비용 및 에너지 효율성이 더욱 향상됐다.

 

◆HP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핵심은 ‘POD’=POD는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를 지칭하는 HP만의 용어다. 이는 화물을 싣는 컨테이너에 착안, IT인프라를 이러한 형태의 박스에 집적해 여러 지역으로 이동해 사용할 수 있는 컨셉의 모듈형 데이터센터다. 표준랙에 장착이 가능한 어떠한 제품이라도 고객 입맛에 맞게 탑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기존 데이터센터는 부지 선정부터 시설 및 장비 도입 등의 과정을 거쳐 건립하는 데에만 대략 24개월(2년)이 걸린다. 반면 HP의 POD는 고작 12주(3개월)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HP 측의 설명이다.

한국HP 염승명 이사는 “POD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에 비해 시간은 물론 전력 비용이 최소 60%~80%까지 절감할 수 있다”며 “또한 공간은 1/10, 비용은 1/4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HP가 최근 출시한
‘에코 POD 240a’<사진>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전력사용효율성(PUE)도 1.05까지 감소됐으며, 비용은 75%, 에너지 사용량도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다.


PUE 수치를 1.05까지 달성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에코 POD의 핵심은 ‘어댑티브 쿨링(Adaptive Cooling)’ 기술 때문으로, 이는 외부 공기를 활용해 자동으로 냉각 방식을 조정하는 것이다.

염 이사는 “POD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리모델링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성이 높다”며 “노후화된 인프라나 공간 및 예산 부족, 증가하는 용량 때문에 신속하게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고객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POD 사업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부 아시아 국가의 경우, 여전히 데이터센터를 부동산 개념으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OD로의 인식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병원과 통신사, 군부대를 비롯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들이 POD 도입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러한 POD 구축 사례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염 이사는 말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 3월 발생한 대지진 이후 재해복구(DR) 센터 개념으로 POD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HP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4만대 서버가 탑재된 22개의 POD를 9주 만에 구축한  경험이 있으며 미국 이베이도 최근 HP 컨테이너형 기반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한편 이러한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는 시스코도 올해 출시한 바 있다. 반면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시장이 이를 수용할 준비가 안 됐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나 전력의 즉각적인 공급이 중요한데 실제로는 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특수한 상황(목적)에서만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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