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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반도체 업계발 태풍 대비해야”… 반도체 빅뱅 염두에 둔 듯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2일 “앞으로 더욱 거세질 반도체 업계발 태풍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2일 삼성전자 나노시티 화성캠퍼스에서 개최된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플래시 양산’ 행사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16라인에서 최초로 생산된 반도체 웨이퍼를 전달받고 “반도체 업계에 몰아치는 거센 파도 속에서도 메모리 16라인의 성공적 가동과 세계 최초의 20나노급 D램 양산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많은 직원들의 노력으로 기술 리더십을 지킬 수 있었지만, 앞으로 더욱 거세질 반도체 업계발 태풍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선진국 경기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시황을 염두에 두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반도체 시황은 경기불안으로 완제품 수요가 줄어들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선 미세공정 전환 등 기술 리더십으로 경쟁 업체들이 적자를 볼 때 나홀로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놨다. 당장 올 3분기에도 하이닉스를 비롯한 후발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삼성전자는 흑자 기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일각에선 기술 경쟁에서 2세대 이상 뒤쳐진 대만 업체들의 몰락설과, 오일 머니로 자금을 축적한 아랍에밀리트(UAE), 사우디 국가가 이를 인수해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그려지고 있다. 이른바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몰락과 빅뱅(개편)’설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UAE의 국영펀드가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뒀던 STX의 재무적투자자로 거론됐듯 기름을 팔아 자금을 축적한 아랍권 국가들이 하이테크를 표방하는 반도체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은 이미 업계에선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반도체 업계발 태풍은 바로 이러한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몰락과 새로운 시장 재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이날 가동식을 진행한 메모리 16라인은 라인면적 약 6만평 규모의 12층 건물로 낸드를 주력으로 양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20나노급 고속 낸드 플래시를 12인치 웨이퍼로 월 1만매 이상 생산하며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D램의 경우도 세계 최초로 20나노급을 본격 양산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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