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오보 난무…국내 언론, 애플에 제대로 낚이다

채수웅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국내 언론이 애플에 제대로 낚시를 당한 꼴이 됐습니다.

애플은 4일(미국 현지시각) 새 아이폰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아이폰5는 아니었습니다. 아이폰4가 진화한 아이폰4S가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동안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의 디자인과 기능은 언론은 물론, 투자자, 일반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동안 언론지상에 소개된 '아이폰5'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카메라 모듈, 케이스 유출 등을 통해 아이폰5는 최소 4인치 이상이며 우리나라도 1차 출시국가로 분류돼 이달 중 출시가 될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졌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거의 확정적으로 믿었던 것은 제품명이 '아이폰5'라는 것이었습니다.

제품명에 'S'가 붙는 것은 보통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의미합니다. 당시 애플은 3GS를 통해 동일한 디자인에 AP나 카메라 등의 기능만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년 넘게 기다린 아이폰은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 였습니다. 3GS 때와 마찬가지로 디자인은 아이폰4와 동일했고 AP, 카메라 기능 등만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한마디로 애플은 아이폰5가 출시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던 시장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습니다. 사실 애플이 아이폰5를 공개하던 4S를 출시하던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회사 전략이니까요. 실망이나 만족은 소비자 몫이고 주가가 평가할 일입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아이폰5'가 나올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던 국내 언론들이 애플에 제대로 낚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종이신문들. 마감, 판갈이를 감안할 때 새벽에 열리는 애플 행사는 그야말로 국내 언론에게 도박을 강요했습니다. 한마디로 행사를 보지않고, 실제 차세대 아이폰을 보지도 않고 기사를 쓴 셈이지요. 그동안 시장에서 확정적으로 여겨졌던 루머들을 바탕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몇몇 언론은 중대한 실수, 한마디로 오보를 날린 셈이 됐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종이신문의 기사마감 시간, 인쇄 및 배달 프로세스를 고려할 때 애플의 아이폰4S는 현실적으로 실릴 수 없는 기사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물론, 전 세계인의 관심사가 된 아이폰 출시 소식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몇몇 언론은 시장에서 대세로 여겨졌던 루머를 근거로 기사를 과거형으로 썼고, 이는 오보로 이어졌습니다.

국내 한 주요 언론사 중 한 곳은 아이폰5가 4~4.3인치 크기로 출시됐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달 중순 SKT와 KT를 통해 출시되고요. 가격은 199~299달러로 말이죠.

또 다른 언론사도 '아이폰5'가 출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나름 안전하게 기사를 썼지만 제목에서 '아이폰5' 낚시를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곳은 아이폰4S와 아이폰5가 동시에 발표를 할 것처럼 기사를 날렸군요.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네요.

이 외에도 몇몇 언론들이 '아이폰5'를 기정사실로 놓고 국내 이통사들이 어떤 전략을 가졌는지를 비롯해, 제목에 '아이폰5'라고 명시하는 등 소위 '오보'를 날렸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번 아이폰5 루머와 관련해 "아이폰4S와 아이폰5 개발을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맞을수도 있고, 이 견해 역시 단순한 추측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애플이 직접 입을 열기전 까지는 말이죠.

하여튼 뉴스메이커 애플에 국내 몇몇 언론이 제대로 낚시를 당한 꼴이 됐습니다. 독자에게 신속한 정보전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실전달이 아닐까요?

[채수웅 기자 블로그 = 방송통신세상]
채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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