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은 금융권과 재해복구(DR), 클라우드 서비스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가 10일 발표한 2011년 2분기 국내 디스크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매출액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21.9%,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상반기 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5.1% 성장한 1769억 원 규모로 용량 측면에서는 63.2% 증가한 87페타바이트(PB)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장세에는 일본 강진 등의 자연 재해와 일부 금융권의 해킹 및 정보 유출 사고가 시장 이슈로 부상하면서 비즈니스 연속성(BC) 및 재해복구(DR) 인프라와 데이터 보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형 그룹사들을 중심으로 한 제조·유통업체의 글로벌 ERP 통합 및 MES, PLM 고도화, BI 도입이나 내부 보안을 위한 문서 중앙화와 모바일 오피스 환경 구축 등 지속적인 투자 모멘텀 수요가 높았다. 

금융 시장도 증권,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투자 재개와 함께 주요 은행들의 포스트 차세대 수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수합병, 분사 등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른 시스템 증설, 통합 및 백업 고도화 수요가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스토리지의 추가 도입으로 이어졌다.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그간 투자가 위축되었던 통신권의 경우도 인프라 통합, 교체 및 4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등 차세대 투자 모멘텀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통신사 및 데이터센터 서비스 사업자들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구축도 고용량 저가 엔트리 스토리지 제품 및 가상화 툴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한편 비정형 데이터의 양산으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네트워크스토리지(NAS) 수요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 매출의 13.6%에 해당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또한 시장의 4%에 해당하는 iSCSI 스토리지 수요는 전년 상반기에 비해 49.7%의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며 주목받았다.

한국IDC 박예리 선임 연구원은 “대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PACS, EMR 등 의료 정보화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졌고 방송이나 웹2.0 등 소셜 미디어 업계나 시군구 CCTV 등 영상감시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저가 NAS 및 IP 스토리지를 제안하는 사례가 늘면서 경기 한파로 주춤했던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사업자들은 스케일 아웃 파일 스토리지나 멀티프로토콜의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로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 상반기 시장에서는 하이엔드와 엔트리 스토리지 수요 증가가 두드러져,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7%, 1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IDC는 최근 대기업군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통합 및 고도화와 관련한 투자가 주를 이루면서 하이엔드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일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엔트리 시장 성장세에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통신사 및 데이터센터 서비스 사업자들이 중소 제조 및 닷컴 등 폭넓은 SMB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구축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여서, 고용량 저가 엔트리 스토리지와 가상화 환경에 최적화된 스토리지 관리 툴에 대한 요구사항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