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K플래닛 서진우 대표, “전 세계 고객 2억명·10조원 생태계 만들 것”

윤상호 기자

- M&A 적극적으로…사업 확장 장애되면 T브랜드 버릴 수도 있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플래닛은 SK텔레콤 2500만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상품과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를 2억명까지 만들겠다. 5년 뒤 SK플래닛이 매출 3조5000억원을 달성하면 전체 생태계는 1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다.”

11일 SK플래닛 서진우 대표<사진>는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사를 계기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드웨어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소프트웨어는 SK텔레콤이 그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SK플래닛은 SK텔레콤에서 플랫폼 사업을 분리해 만든 회사다. 지분은 SK텔레콤이 100% 보유한다. 지난 1일 공식 출범했다. 2016년까지 매출 3조5000억원, 기업가치 5조원의 회사로 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T스토어 ▲T맵 ▲11번가 ▲호핀 ▲이매진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서 대표는 “SK텔레콤에서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매출 목표만 밝힌 것도 그래서다. 11번가가 올해로 흑자로 돌아서면 기본적으로 SK플래닛은 흑자 회사로 출발한다. 현금 보유 5000억원을 비롯 모기업(SK텔레콤)에서 지원, 신주발행 등을 통한 외부자금 유치 등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하는데 따른 자원의 문제는 없다”라며 수익보다는 전체 외연을 확대하는 방향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더라도 자금 운용에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SK플래닛은 작게는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닌 전 국민을 크게는 전 세계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다. SK플래닛을 통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한 시장 진입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사업 부흥기처럼 지금이 세계 진출을 할 수 있는 호기라는 판단에서다. 서 대표는 2000년대 초반 SK텔레콤이 만들어 2006년 매각한 와이더덴 사업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서 대표는 “작년, 재작년말부터 앞으로 2~3년 정도가 전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변곡점이다. 와이더덴을 만들었던 2000년대 초반에도 시장의 룰이 바뀌며 전체적인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는 때였다. 마찬가지로 이 시기가 새로운 미래 마켓 리더가 태동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 든다”라며 그간의 SK텔레콤의 해외 진출과는 다른 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시장 진출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M&A를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지금도 몇 조 단위가 아닌 작은 것 몇 개를 보고 있다. 또 지난 1년간 내부에서 실험한 PDF(Product Development Factory) 조직을 미국 등 해외에 분사를 만들어 내부 역량도 키울 것이다. 내부 역량이 있어야 지속 가능한 해외 사업을 할 수 있다. 이 두 개를 만나도록 하는 것이 해외 진출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는데 지장이 있다면 현재의 T브랜드를 버릴 계획까지 갖고 있다. 이미 T스토어 T맵은 완전 개방에 착수했다.

서 대표는 “T가 붙어있기는 하지만 고유 브랜드를 구성할 수 있다면 유지하고 소비자가 저항을 느끼면 버릴 수도 있다. 그게 고민이다”라며 “또 해외에서 T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SK플래닛은 SK C&C와 SK커뮤니케이션즈, SK브로드밴드 등 SK그룹 내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와의 합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서 대표는 “SK C&C 합병은 들어본 적도 없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문제는 2년간 유예기간이 있고 여기에 추가로 2년을 연장할 수도 있다. 지금 합병 생각은 없다. 사업 성격이 다양하다. 이런 것을 무조건 하나의 그릇에 모으는 것도 문제다”라고 잘라 말했다.

SK브로드문제에 대해서는 박용길 SK플래닛 뉴미디어 비즈니스유닛(BU)장이 “인터넷TV(IPTV)는 라이센스를 SK브로드밴드가 가지고 있다. SK플래닛과 법적인 관계가 전혀 없다.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회사대 회사 차원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합병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편 SK플래닛은 플랫폼 사업에 맞춰 조직 문화를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바꾸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서 대표 먼저 사무실 벽을 없애고 자유로운 복장으로 근무를 하는 등 솔선수범하고 있다.

서 대표는 “사무실에 벽을 없애는 등 SK텔레콤에 있을 때보다 직원들과 스킨십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팀장 전결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의 범위도 늘렸다. 이 일은 수평적 문화가 필수다”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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