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게임’ 한글화돼 나왔건만...아쉬운 이유
악마의 게임 ‘문명5’ 이슈는 다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올 상반기를 떠들썩하게 했죠. 게임 속 간디 캐릭터로 각종 패러디가 양산되면서, ‘문명’ 시리즈를 전혀 모르던 사람도 이 게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이에 정품 구매자도 늘면서 PC패키지 시장에 훈풍이 불기도 했죠.
또 하나의 악마의 게임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6(MMH6)’가 그 주인공인데요. 정식 발매가 오는 25일로 다가왔습니다. 한글판으로 나오네요.
누리꾼들은 ‘문명’ 시리즈와 ‘풋볼매니저’ 시리즈 그리고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시리즈를 들어 ‘세계 3대 악마의 게임’이라고 칭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3종의 게임들은 완성도나 재미 그리고 흥행성이 보증됐다는 얘기입니다.
◆배급사 야심차게 한글화 추진, 그러나 결과는?
국내 배급사인 인트라링스(www.intralinks.co.kr)는 MMH6 한글화를 추진합니다. 지난 5편의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국내에서도 고정팬이 생겼고 정식발매는 물론 한글화까지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죠.
고사 직전인 국내 PC패키지시장을 감안하면, 배급사도 모험을 한 것입니다. 이정도 대작 타이틀에 한글화까지 진행된다면 최소 1만장은 팔아야 손익분기를 맞춘다고 하네요. 한글화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많이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이정도 대작 타이틀이라면 손 가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닌 것은 당연합니다.
이에 대해 인트라링스 송화섭 홍보담당은 “PC게임은 한글화되는 게 없다보니 많은 분들이 걱정했다. 시장이 과거랑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고정팬들이 어느 정도 수지타산이 가능하도록 커버해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한글판을 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인트라링스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글로벌 PC게임 유통 서비스 스팀(http://store.steampowered.com)에 HOMM6 한글판이 서비스된 것이죠. 국내에 한글 패키지를 발매하기에 앞서 글로벌 유통 서비스에서 먼저 한글판이 등록됐습니다.
◆“패키지 시장 죽이기다”…국내 배급사, 목소리 높이지만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스팀에 올라갈 글로벌 버전은 한글화가 예정에 없었다고 하네요. 인트라링스 측은 “개발사에서 착각을 한 건지 (스팀 버전에) 한글이 포함됐다”며 “해외 개발사(유비소프트)가 패키지 시장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인트라링스는 스팀에 먼저 한글판이 등록되는 바람에, 적지 않은 정품 구매자가 그쪽으로 몰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얇은 구매층이 PC패키지와 디지털다운로드 시장으로 나뉘게 돼 배급사는 울상이네요.
스팀은 이용자가 결제하고 바로 다운로드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유통비가 절감돼 패키지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됩니다. 또 서버에 파일이 보관되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다운로드받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인트라링스 측은 “해외는 스팀이 있어도 충분히 수익을 낼만한 (오프라인) 시장이 있어 큰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며 “국내는 100명 200명만 빼앗겨도 큰 타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팀, 국내법 해당 안돼…게임물등급위원회 “얘기는 하지만...”
스팀은 해외에 서버를 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페이스북 등과 마찬가지로 국내법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등급분류가 되지 않는 게임이 한글화돼 올라가있어도 속수무책입니다.
이에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 측은 “법의 실효성 문제가 있다”며 “국내 유통을 목적으로 한글화를 했을 경우에 등급분류 관련해서 스팀 측에 명확하게 얘기는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전에 북한의 한반도 통일을 소재로 한 게임 ‘홈프론트’가 스팀에서 예약판매가 진행된 적 있습니다. 이때 사회적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스팀은 ‘홈프론트’의 국내 예약판매를 취소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스팀이 자체적으로 판매를 철회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죠. ‘MMH6’와 같은 여타 게임은 그대로 판매가 진행됩니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게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라며 “음반이나 영화 등 문화콘텐츠는 글로벌 서비스가 되는데 국내법으로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향후 국내 PC패키지 시장에 외산 게임의 한글화 출시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국내 배급사가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쉽기 않기 때문인데요. 정품 구매가 확 늘어나지 않는 이상 그리고 글로벌 유통 서비스인 스팀이 국내에 들어온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글로벌 서비스는 명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오픈마켓 게임카테고리만 해도 오픈을 위한 협상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데요. 향후 이러한 부분을 법으로 강제할 것인지, 아니면 법으로 인정하고 문호를 개방할 것 인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대호 기자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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