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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 특허전 ‘자충수’…화해 앞당겨지나

윤상호 기자
- 삼성전자, EU 반독점 조사…애플, 모토로라 특허 침해 판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서로를 공격하기 위한 카드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삼성전자는 유럽연합(EU)에게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다. 애플은 모토로라모빌리티의 특허 침해 판정을 받았다.

양사의 특허전은 결국 화해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금의 전투는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위해 벌이는 싸움이다. 최소 1~2년이 걸리는 전쟁이다. 그러나 전선이 확대되다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에 따라 전쟁 종료를 위한 협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상대로 EU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U의 조사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문제를 삼은 통신표준특허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특허는 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필수 특허다. 이 때문에 일정 로열티를 내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를 허용치 않으면 반독점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애플은 이 때문에 ‘프랜드(FRAND: fair, reasonable & non-discrim inatory)’ 조항을 삼성전자의 공세를 방어하는데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프랜드는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 특허로 제품을 만들고 추후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는 권리다. 통상 프랜드는 특허권자가 경쟁사를 아예 시장 진입을 못하게 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받게 될 경우 이익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휴대폰 점유율 1위다.

애플은 모토로라의 특허 침해 판결을 독일에서 받았다. 애플이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판결을 얻어낸 그 법원에서다. 이번 패배는 애플은 자기 주장을 펴지 못한 궐석 재판으로 이뤄졌다. 적을 너무 많이 만들어 놓은 애플로서는 어디에서 어떤 업체가 소송을 제기할지 모르는 상황에 빠졌다.

독일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Foss Patents)’는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이 모토로라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표준특허 등 침해 소송에서 모토로라의 손을 들어줬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표준특허로 애플을 공격해왔던 삼성전자는 실패했지만 모토로라는 발목을 잡는데 성공한 셈이다.

애플이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 공세를 강화하자 구글은 특허강화를 위해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구글은 모토로라 특허를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 방어를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 모토로라의 소송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경우 전 세계적인 안드로이드의 반격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이 조기에 화해할지 주목된다. 현재 양쪽은 상대방의 전략제품을 판매금지 시키는 것까지 전투를 확대했다. 양사 모두 제품을 팔지 못하면 경쟁사만 이득이다. EU와 모토로라처럼 제3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발생하는 소송 비용 증가와 예상치 못한 피해도 부담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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