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통신사 해외진출 MNO에서 솔루션으로 선회

채수웅 기자
- KT, 시스코와 협력 통해 글로벌 스마트 시티 시장 진출
- SK플래닛, T스토어 등 SK 대표서비스 해외진출 박차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과거 네트워크 운영자 측면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솔루션, 컨설팅 등으로 사업방향을 바꾸고 재도전에 나서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는 8일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 시티’ 건설을 위한 공동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협력을 위해 KT가 만드는 자회사에 시스코가 지분참여를 하기로 했다.

‘스마트 시티’는 기존에 KT와 시스코가 협력해오던 u-시티의 확대판을 볼 수 있다. 송도에서 진행해오던 협력을 세계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비록 KT의 단독 해외진출도 아니고, 이제 시작 단계다. 하지만 양사의 협력은 해외진출 측면에서 볼 때 KT는 물론, 국내 통신업계 전체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통신업은 대표적인 내수산업으로 분류돼왔다. 초기 시장이 성장하던 시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통신사업자들의 고민도 커져갔다. 협소한 내수시장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SK텔레콤과 KT는 해외 통신사 지분 확보, MVNO 진출 등을 통해 해외진출을 시행에 옮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본연의 목적을 달성한 사례는 없었다.

다른 나라와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현지의 통신사와의 경쟁에서 버티지 못했다. 몇몇 개발도상국을 제외하고는 통신서비스 업종이 포화상태라는 점도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이번 KT와 시스코의 협력 역시 전통적인 통신업이 아닌 스마트 시티, 즉 도시를, 공간을 똑똑하게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뤄졌다.

KT의 클라우드, U-시티 노하우와 시스코의 플랫폼을 결합할 경우 다양한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신업처럼 시장이 포화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채 KT 회장은 “국내에만 머무는 기업이 아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날”이라며 “통신사와 장비회사가 힘을 합쳐 글로벌 무대로 같이 나가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KT는 스마트 시티의 잠재시장 규모를 300조 이상으로 보았다. 이 시장에서 10%만 가져와도 30조다. 물론, 떠오르는 시장인 만큼 앞으로 경쟁도 치열하겠지만 과거 해외 이동통신 시장 진출 때보다는 기회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파트너로 세계 최고의 장비회사인 시스코가 같이 간다는 것은 KT로서는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다.  

SK텔레콤 역시 MVNO 등 이동통신업 진출보다는 솔루션,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T맵, T스토어 등 잘나가는 서비스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자회사 SK플래닛을 만들었다.

통신사의 마인드에서 탈피해 새로운 관점, 시각에서 해외시장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 내수용 앱스토어로 평가됐던 T스토어는 중국, 일본 등 해외진출을 활발히 이뤄내고 있다. 통신사가 아닌 플랫폼 회사인 미국의 비키에 지분참여도 했다. 글로벌 영상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SK플래닛은 앞으로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계획이다.

SK플래닛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플랫폼 이노베이터’로 도약하는 것이다.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은 “우리 상품과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를 2억명까지 만들겠다. 지금은 새로운 미래 마켓 리더가 태동할 수 있는 시기”라며 그동안 SK텔레콤의 해외진출과는 다른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고유업무인 통신업에서 쓴맛을 본 통신사들의 외도아닌 외도가 내수업종의 한계를 지닌 텔레콤 한계를 벗어나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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