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내년 5월부터 이동통신사의 대리점이 아닌 전자 양판점, 마트 등 다른 유통망에서도 휴대폰을 구매해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가입자 식별카드인 유심(USIM)만 있으면 통신사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IMEI 관리제도가 시행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는 내년 5월 개방형 IMEI 제도 시행 및 IMEI가 표기된 단말기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IMEI(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란 단말기 국제고유 식별번호를 의미한다.

해외 대부분의 이통사는 IMEI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통신을 허용한다. 때문에 이통사 이외에 제조사나 유통업체 등 별도의 유통채널이 발달됐고, 휴대폰 가격의 투명성, 소비자의 단말 선택권 등이 우리나라에 비해 발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국내 이통사들은 단말기의 IMEI를 자사의 시스템에 등록하고 등록된 단말기만 통신을 허용하는 폐쇄형 IMEI 관리제도를 운영해왔다.

분실, 보안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었지만 이통사 이외에는 유통망이 거의 없는 폐쇄적 구조가 형성됐다. 때문에 단말기 가격의 투명성, 이용자의 선택권 제약 등의 문제가 제기돼왔고 제조사의 장려금, 이통사의 보조금이 혼합된 유통구조로 단말기 가격경쟁이 촉발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보, MVNO 등 단말기 수급 편의성 확보를 통한 요금인하 등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통3사와 협의를 마치고 개방형 IMEI 관리제도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먼저 이통3사는 분실, 도난 등 신고된 단말기의 불법사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공동으로 IMEI통합관리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센터는 내년 4월까지 구축될 예정이며 5월부터 개방형IMEI 제도 도입과 함께 IMEI가 표시된 단말기가 출시된다.

또한 방통위는 국민들이 중고단말기를 이용하거나 이통사 이외에서 구입한 단말기도 할인받을 수 있는 요금제 출시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방통위와 이통3사는 MMS 등 부가서비스 호환을 위한 표준화, IMEI 제도개선 홍보 등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방통위는 제도개선으로 유통망의 다변화를 통한 국내외에서 생산된 여러기종의 단말기가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판매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단말기 가격경쟁 및 가격의 투명성 증가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MVNO의 단말기 수급 어려움 해소 및 이동통신사들의 독점판매 방식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성호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이통사와 계약된 단말기만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단말기의 제조·유통이 가능하여 단말기 선택권이 증대될 것"이라며 "이통사의 단말기 통제력 약화, MVNO의 경쟁력 확보로 요금과 서비스 경쟁이 나타나 요금인하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