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왜 LTE 주파수로 2G 주파수를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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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고생이다.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에 관한 구설수가 끊이질 않는다. 2G를 종료해야한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할 수 있기에 무리수를 던지더라도 종료를 위해 가입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로 달려가고 있다. 가입자는 양사를 합쳐 50만명이 넘었다. LTE 가입자 증가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KT는 이 상황을 속절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오히려 방어를 위해 쓰지 않아도 될 마케팅 비용을 3세대(3G)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에 쓰고 있다.
KT는 현재 아무 용도로도 쓰지 않는 900MHz 주파수를 갖고 있다. 900MHz는 4G 서비스를 위해 확보했다. 할당대가는 2500억원이다. 800MHz 주파수도 받았다. 2610억원이 들어갔다. 다만 800MHz는 내년에나 쓸 수 있다. 1.8GHz 주파수는 원래 KT가 40MHz 대역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필요없다는 판단에서 20MHz를 반납했다. 반납분은 SK텔레콤이 가져갔다.
놀고 있는 주파수가 있는데도 KT는 왜 2G에 사용하고 있는 1.8GHz를 LTE 주파수로 선택했을까. KT가 1.8GHz를 고른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보인다. 하나는 투자비 절감이고 다른 하나는 LTE 전국망 구축 용이성이다. 두 이유는 하나로 모아진다. 바로 2G 설비 재활용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를 800MHz에서 시작했다. 커버리지(서비스 범위) 경쟁에서는 LG유플러스가 앞섰다. SK텔레콤은 서울, LG유플러스는 서울 및 수도권, 6대 광역시, 일부 시 단위까지 LTE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빌딩(in-building) 즉 건물 내부나 지하 등에서는 SK텔레콤이 품질이 나은 편이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에 이용하던 중계기를 활용할 수 있어서다. LG유플러스는 모든 네트워크를 새로 깔아야 한다. SK텔레콤은 그래서 이 부분을 LG유플러스에 비해 LTE망이 좋다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재활용하는 중계기는 100만여개다. 언듯 보면 금방 따라잡을 수도 있는 숫자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중계기는 기지국 전파가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가입자를 수용한다. 기본적으로 건물 안에 설치한다. 건물주와 협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이 어렵다. 2G나 3G도 그래서 건물마다 통신사 별로 통화품질 차이가 있다.
양사는 7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중계기 등의 설치를 위해 3월부터 협상에 들어갔다. LG유플러스의 설명에 따르면 도시 하나에 LTE 기지국 등을 구축하는 데에는 2주면 된다. 건물주와 협상이 음영지역 없는 서비스 시기를 결정하는 셈이다. SK텔레콤으로서는 기존에 설치해둔 중계기를 업그레이드를 하면 되지만 LG유플러스는 협상부터 해야 한다. 협상에는 돈이 든다.
KT가 1.8GHz에서 서비스를 하면 SK텔레콤과 같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중계기 구축 비용 및 건물주와 협상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전국망을 꾸리는 데에도 기존 1.8GHz 중계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800MHz에 비해 1.8GHz는 전달률이 높지 않아 더 촘촘히 중계기 등이 구축돼 있다. 단숨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통화품질이 좋은 LTE를 구현할 수 있다. KT가 와이브로를 전국 84개시에서 서비스 하지만 실내에서는 잘 안된다. 2.3GHz라는 주파수 특성과 중계기 부족 탓이다. 이것과는 반대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신 800MHz는 투과율이 높아 적은 설비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1.8GHz는 유럽연합(EU)에서 LTE 로밍 주파수로 선택했다는 이점도 있다. EU의 결정으로 전 세계 로밍 주파수는 1.8GHz가 될 확률이 높다. EU는 900MHz도 표준으로 정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별도 주파수에 추가 투자를 해야 LTE 로밍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전 세계 LTE 구축 속도는 미국 외에는 서두르고 있지 않아 당장의 경쟁력은 아니다. 향후 1~2년은 대부분의 로밍이 3G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KT는 언제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까. 사실상 11월은 물 건너갔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오늘(21일) 당장 승인을 해줘도 2주 정도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시나리오는 12월20일경이다. KT는 1.8GHz LTE를 선택해 비용 절감이라는 이득을 거뒀지만 2G 종료 과정에서 기업 이미지 하락이라는 손해를 봤다. 이득과 손해 어느 쪽이 더 컸는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루비콘은 이미 건넜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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