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정보관리기업으로 자리매김 가능할까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최근 다소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HP가 정보관리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선언했다.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IT)’ 산업 영역에서 지금까지 테크놀로지 분야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인포메이션 분야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HP는 30일,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정보 최적화’사업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이번 주 열리고 있는 연례 컨퍼런스인 ‘HP 디스커버 2011’에서도 ‘정보 최적화’라는 메시지가 강조되고 있다.
HP는 이를 위해 ‘IM(Information Managemant)’라는 별도의 부서를 신설,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HP는 컴퓨터 및 프린터 회사였다. 개인용 컴퓨터와 프린터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에 달한다. 나머지도 대부분 기업용 컴퓨팅 장치 및 서비스 매출이다. 소프트웨어 매출은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하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 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와 같은 비즈니스 구조에 변화를 줄 필요성이 대두됐다. IT산업의 중심이 ‘정보 관리’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IT 인프라는 누구나 쉽게 클라우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편재가 됐다. 기업들은 IT인프라 자체보다는 소셜 미디어, 센서 네트워크 등에서 쏟아지는 데이터 속에서 어떤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지를 고민하고 있다. 빅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 동안 IT인프라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이끌었던 HP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변화가 될 수 있다. 최근 PC사업부를 독립시키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도 HP의 이런 혼란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HP는 기존의 핵심 역량을 유지하면서, 정보관리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기로 했다.
“너무 비싸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토노미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토노미는 텍스트 마이닝 등 비정형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HP는 무려 102억 달러에 오토노미를 인수했다.
HP는 오토노미와 올초 인수한 버티카를 통합해 비정형 데이터와 정형 데이터를 모두 분석하는 플랫폼을 갖추겠다는 밝혔다.
한국HP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총괄 윤종기 부사장은 “앞으로 닥쳐올 거대한 정보의 홍수는 그 다양한 형태를 수용하기 위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이용 가능한 데이터 중에서 불과 15%만 사용했지만, HP의 강력한 정보 최적화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업은 보유 데이터의 100%를 통찰력과 예측성, 실행력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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