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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 특허전 ‘장기화’…양사 이해득실은?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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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장기화 수순을 밟고 있다. 양사의 대결은 지난 4월 애플이 미국 법원에 제소로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소송에 대한 대응 및 공격을 병행하면서 전 세계로 전선을 확대했다.

지금까지 애플의 공격은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통했으며 삼성전자의 공격은 모두 실패했다. 대신 삼성전자는 미국과 호주에서 공세를 막았다. 네덜란드 패배는 UI 변경으로 독일 패배는 디자인 변경으로 맞섰다.

애플의 주된 무기는 디자인과 터치스크린 등 사용자환경(UI)이다. 삼성전자는 통신 기술에 관련된 특허다. 양사의 대결은 이제 서로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본안 소송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판매금지에서 기선을 확실히 잡은 곳은 없다.

양사의 대결을 통해 지금까지 서로의 이해득실을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표면적인 모양으로는 삼성전자가 얻은 것이 더 많아 보인다. 역설적으로 삼성전자가 얻은 부분은 삼성전자의 공격이 아닌 애플의 공격 탓이다.

애플의 공격은 삼성전자를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인상을 전 세계 소비자에게 심어줬다. 소송 자체가 삼성전자 브랜드 홍보로 이어진 셈이다. 대신 삼성전자는 독일과 호주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 차질을 빚었다. 디자인과 UI 변경을 위해 발생한 비용도 있다. 그러나 이 피해는 매출과 판매대수 목표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소송을 남발한다는 이미지 손실을 입었다. 다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연합진영의 공공의 적까지 됐다.

삼성전자의 공격은 애플에게서 특허 침해 사실을 인정받는 소득을 거뒀다. 네덜란드에서 애플의 로열티 협상 내역 공개가 그것이다. 그러나 통신 표준 특허로는 판매금지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선례를 남겼다. 표준 특허로 공세를 취하면서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된 것은 부담이다. 표준 특허를 보유한 곳은 독점을 막기 위해 상대편이 로열티만 내면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애플은 본안 소송을 통해 로열티를 낮출 수 있는 여지를 얻었다. 판결이 날 때까지 여유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한 쪽에 힘이 실릴 때 협상으로 마무리되는 특허소송의 전례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 향배는 본안 소송이 진행돼봐야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본안 소송은 양쪽 다 회피 카드가 있어 심리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리가 길어지는 만큼 최종 결론 역시 뒤로 미뤄진다. 결론을 앞당기는 것은 한 쪽의 손실을 수반하는 것이어서 누구도 선택하기 어렵다.

변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 애플은 타 안드로이드 진영과 소송 결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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