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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제4이동통신 투자철회 내막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4일 오전 현대그룹의 제4이동통신 투자 여부가 수시로 바뀌면서 큰 혼란을 빚었다.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현대유엔아이 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에 구두로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불과 두어시간만에 다시 투자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12~14일 현대그룹과 IST컨소시엄, 방통위간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현대그룹 홍보실은 12일 오후 3시경 현대유엔아이가 IST컨소시엄 참여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현대유엔아이 뿐 아니라 현대증권이 주축이 된 사모펀드(가칭 자베즈 사모투자전문회사)도 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주 IST와 현대간 경영권과 관련한 갈등이 원인이 됐다. 12일부터 본심사가 진행되고 있고, 14일 청문심사가 예정돼 있던 상황에서 현대그룹의 발표는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문제는 현대그룹 내부에서 말이 오락가락하면서 더 큰 혼선을 주었다는 것.

방통위는 보도를 접하고 현대유엔아이와 자베즈에 IST 참여 철회에 대한 공식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13일까지 현대로부터 공식의사를 전달받지 못했다.

이에 방통위는 청문심사가 열리는 14일 오전 7시까지 회신해 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다.

그 사이 방통위는 현대그룹의 자본금 1800억원이 빠지더라도 IST 전체 자본금에서 외국인 지분이 49%를 초과하지 않는 만큼, 심사는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본금 축소에 따른 재무적 평가에서 감점은 물론, 기술적 평가 등에서 감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IST가 제4이통 사업권을 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13일 IST와 현대유엔아이 등은 다시 협의를 진행했고, 결국 공동대표 운영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를 했다.

14일 오전 6시 40분경 현대유엔아이의 총괄임원인 허00 상무와 현대 전략기획본부의 권00 부장은 방통위를 방문해 현대가 투자철회 의사를 번복하고 다시 IST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현대유엔아이의 허00 상무는 청문심사장으로 출발했다.

IST컨소시엄측의 한00 상무 역시 방통위에 전화를 해 현대유엔아이와 자베즈가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다시 참여키로 했다고 확인을 했다.

그 사이 오전 9시가 되지 않아 현대유엔아이의 허 상무를 포함한 주요 주주 관계자들이 청문심사장에 도착해 입장을 했다. 9시 15분경 IST컨소시엄의 양승택 대표는 청문심사 시작 전 석제범 방통위 통신정책국장과의 면담에서 결국 현대가 다시 참여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현대의 투자철회는 헤프닝으로 끝나고 당초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을 당시의 환경에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방통위 역시 14일 오전 9시 30분 경 브리핑을 통해 현대가 IST컨소시엄 투자 철회를 번복하고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최종 윗선, 즉 현정은 회장 보고 후 또 다시 일이 틀어졌다. 방통위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던 시점 현대 전략기획본부 권00 부장은 회장 보고 후 현대유엔아이가 IST에 투자하지 않기로 최종 확정됐다는 내용을 방통위에 전화로 통보했다.

재계 21위의 그룹이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 자체가 현정은 회장 입장에서는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전화 통화 이후 바로 현대유엔아이와 자베즈는 최종적으로 투자철회 의사를 담은 공문을 방통위에 팩스로 접수하면서 오락가락 했던 현대그룹의 제4이통 투자도 결국 투자철회로 마무리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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