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정책

민간 인터넷 사이트 주민번호 수집 전면 금지

이유지 기자
- 내년부터 1만명 이상 웹사이트 주민번호 수집·이용 금지, 2013년 전 사이트로 확대 적용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앞으로 2년 안에 모든 민간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민등록번호가 사라질 전망이다. 

잇단 해킹 사고로 인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상 주민번호 수집·이용을 전면 제한·금지하는 강력한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논란이 돼온 ‘제한적 본인확인제’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2012년 업무보고회에서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하루 방문자 1만명 이상의 웹사이트에서는 인터넷 주민번호 수집·이용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13년까지 2년간 단계적으로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정, 내년부터 인터넷상 주민번호 사용 금지 추진=내년에는 하루 1만명 이상의 방문자를 보유한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먼저 적용하고, 2013년에는 모든 웹사이트로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후 2014년부터는 주민번호 수집·이용하는 웹사이트는 행정조치를 받게 된다. 다만 법적 의무에 따라 주민번호를 사용해야 하는 곳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제한적 본인확인제 시행 등을 들어 사이트에서 회원 주민번호를 수집·이용·보관해온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중소규모 인터넷사이트들도 내년부터 보유중인 주민번호를 폐기해야 한다. 또 ‘아이핀(i-PIN)’ 등 대체수단을 통해 회원가입을 받거나 신용평가기관과 연계해 제한적 본인확인 절차를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 

이미 지난 7월 네이트·싸이월드 회원 3500만명을 유출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후속대책으로 보유하고 있던 회원 주민등록번호 폐기했고, 신규 수집·보관도 중단했다. 주민번호를 사용하지 않는 본인확인 방안도 마련 중이다. 

포털사이트 운영사인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보유하고 있는 회원 주민번호를 폐기하고, 내년부터 회원가입시 주민번호를 수집하지 않고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는 지난 11월 1320만명의 회원정보를 유출한 넥슨도 주민등록번호를 저장하지 않고 개인정보 저장을 최소화하는 ‘통합멤버십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현재 엔씨소프트도 주민번호 수집·보관을 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중소·영세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 ‘주민번호 미수집 전환 지원센터’를 구축해 전환 방법과 절차 등에 대해 기술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통위의 인터넷상 주민번호 사용 금지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 등 주민번호 사용이 명시돼 있는 여러 법안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한적 본인확인제 폐지하나…전면 재검토=방통위는 인터넷 본인확인제도 역시 재검토하기로 했다. 

본인확인제는 악성댓글 등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포털 등 10만명 이상의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도입해 시행 중이다. 최근 확산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환경을 수용하지 못하고, 국내 기업에는 역차별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유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더욱이 많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포털 등 인터넷기업들은 본인확인제가 인터넷상 주민번호 수집·처리를 유지하는 빌미로 작용되기도 했다.  

방통위는 내년 관계부처 간 합동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해 본인확인제 장단점과 인터넷 환경 변화, 기술발전 등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제도개선 방향 및 보완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 공청회, 간담회, 설문 조사, 연구반 운영 등 사업자 및 이용자들의 폭넓은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도출을 위해 공개적으로 논의할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국내 100대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 기술·관리적 보호조치 준수 여부 등 실태점검도 강화할 예정이다. 개인정보 취약사이트도 공개해 이용자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도록 유도키로 했다. 

해외 개인정보 노출 대응센터도 구축, 중국 등의 해외 웹사이트에서 노출되는 개인정보를 신속히 검출 삭제할 예정이며, 국가간 공조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화권에 개인정보보호 센터도 구축한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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