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게임이 ‘사회악’인가…업계 ‘한숨’

이대호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2011년, 게임업계는 유난히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습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중에 꼽아 볼 부분이 ‘우리 사회가 게임을 보는 시선’이 아닌가 합니다.

올 연말 게임업계 분위기는 상당히 침체돼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기 때문인데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에 ‘메이플스토리’가 언급된 것이죠. 가해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에게 ‘메이플스토리’에 강제 접속을 시키고 캐릭터 레벨업(성장)을 강요했다는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게임이 화근’, ‘폭력 부른 온라인게임’ 등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냈고 결국 업계 분위기가 더욱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게임 셧다운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학부모 단체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지난 29일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폭력적인 게임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주장을 펼치면서 그야말로 지금의 게임업계는 ‘녹다운’ 직전인데요.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회에 일이 생기면 일단 게임이 연관되는 건 아닐까 보게 된다”며 “언론들은 이슈에 대한 왜 라는 물음보다 (사건의 당사자가) 게임을 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마녀사냥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게임산업 규제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말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영희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 게임을 마약에 비유한 것인데요.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내가 이제껏 유해업종에 종사하고 있었구나”하는 자괴감에 많이 괴로워 하더군요.

또 국회 토론회에서 게임을 하면 뇌가 짐승의 뇌가 된다는 말도 나와 게임업계 전반을 침울하게 만들었는데요.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가정을 꾸리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단번에 아이의 뇌를 짐승의 것으로 만드는 몹쓸 가장이 돼 버렸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게임을 애초 유해물로 규정한 상태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럴 경우 대화 시도조차 힘듭니다. 게임을 부정적인 것으로 이미 전제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게임의 순기능을 말하고 마약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온라인게임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지는 15여년이 됐습니다. 대외적인 산업의 규모는 커지고 수출역군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여전히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입니다.

이제 게임은 엄연한 놀이문화가 됐습니다. 오히려 게임을 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성인들도 스마트폰 게임을 즐겨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가 게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게임을 마냥 몹쓸 것으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미 게임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습니다.

일단 게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게임업계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게임을 봐달라는 것이지요.


[이대호 기자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이대호 기자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