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끌어안은 하나금융…대규모 IT통합은 없을듯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28일,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인수를 우여곡절끝에 승인함에 따라 그동안 시나리오 차원에서만 검토됐던 ‘하나은행 + 외환은행’ IT통합 전략도 어떤 방향으로 윤곽이 잡히게 될 지 주목된다.
물론 이번 인수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및 야당 등 정치권의 반발이 워낙 거센데다 4월 총선 등 선거과도 미묘하게 맞물려있어 시나리오를 얘기하기가 섣부를 감이 없지 않다.
이같은 외부변수를 배제해 놓고 본다면, 지난 10여년간 기존 시중 은행간의 합병에서는 '선 IT통합, 후 차세대시스템 구축'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난 사례가 거의 없었다.
다만 이번 하나은행+ 외환은행의 경우는 몇가지 측면에서 과거의 IT통합 시나리오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전부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물리적으로 통합시키지않고 각각의 브랜드로 가져가겠다는 '투 뱅크'(Two Bank)전략을 누누히 강조해 왔기때문이다.
물론 이전까지는 '투 뱅크'체제라 할지라도 외환은행의 IT부문은 하나금융그룹내 IT조직인 하나아이앤에스로 통합될 것이 기정사실화된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졌었다.
참고로, 하나금융그룹은 IT를 하나로 집중시키는 세어드서비스센터(SSC) 전략에 오래전부터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하나아이앤에스로의 IT통합 시나리오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이같은 예상의 근거는, 지난해 금융 당국이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통해 금융회사의 IT인력을 전체 직원수 대비 5%이상 확보하고, 또한 자체 IT인력의 비중을 50%이상 유지하도록 강력하게 강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은행은 향후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IT부문에선 이처럼 '5%-50%'룰을 유지시켜야 한다. 금융IT업계 전문가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보다 오히려 외환은행이 자체 IT인력을 더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의 자체 IT인력은 250명~270명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유권해석을 통해 '동일 금융그룹내에 속한 계열사라하더라도 이 규정은 지켜져야 한다'고 못박은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우리은행의 IT아웃소싱 비중을 50% 이하로 줄여야하는 규정에 대해서는 그룹내 IT서비스 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FIS)의 인력을 '자체 직원'(아웃소싱 인력으로 간주하지 않음)으로 인정해주기는 했다. 그러 우리은행 전체 임직원대비 IT인력 비율은 여전히 우리금융측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전체 직원수 1만명이 넘는 우리은행은 자체 IT인력 규모가 30명이 채 안된다.
한편 외환은행의 IT부문 조직과 인력을 기존대로 독립적으로 가져간다 하더라도 IT투자전략에 대해서는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통합전략에 따라야한다.
올해 외환은행은 CRM 재구축 등을 주요 IT사업으로 설정했으며, 지난해까지 통신업체와 스마트 브랜치 전략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 IT예산은 900억원 수준으로 일반 시중 은행에 비해 60%~70% 수준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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