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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주시할 7대 사이버위협…대응방안은

이유지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디지털데일리 이유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발생한 사이버침해사고와 국내외 보안업체들의 전망을 분석해 올해 대두될 7대 사이버위협을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최근의 사이버공격의 특징은 지능화, 복합화입니다. 그 중에서도 올해에는 ▲총선과 대선 등 국가 주요 행사를 겨냥한 사이버공격 증가 ▲웹하드·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악성코드 유포 증가 ▲국가·기업·개인 정보탈취형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 지속 ▲모바일 악성코드로 인한 보안위협 현실화 ▲한글 프로그램 등 이용자가 많은 국산 소프트웨어 취약점 공격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위협 증가 ▲DNS 서버 대상 DDoS 공격 위협 증가가 전망됐습니다. (관련기사 선거·엑스포 등 올해 국가 주요행사 겨냥 사이버위협 증가
)

방통위와 KISA는 이같은 전망에 따른 위협 예방 및 대응 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대응방안을 각 위협 전망 항목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국가 주요 행사 겨냥 공격 대비체계 강화

올해에는 주요한 국가 행사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4월 국회의원 선거 5~8월 여수 세계박람회 12월 대통령 선거 등이 있지요.

최근 사회 혼란을 유발하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민들이 높은 관심을 갖는 주요 행사가 있을 때를 노려 사이버공격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DDoS 공격이 대표적이고, 행사 안내나 선거 정보 등 관심사를 악용해 사용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다른 공격에 이용하는 일도 빈번히 벌어져 왔죠.

국가 주요행사를 겨냥한 공격 증가 예상이라는 문구를 접하니 가장 먼저 작년 10.26 보궐선거 때 발생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DDoS 사건이 떠오르더군요. 검찰 수사도 종료됐지만, 지금까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많은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과거사(?) 정리를 확실히 해야하겠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도 않길 바랍니다.

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는 행사 관련 웹사이트를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홈페이지 접속장애나 악성코드 은닉여부 조기탐지, DDoS 탐지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정보통신서비스사업자(ISP)를 통한 초동대응과 함께 해당 사이트 운영기관 등에서 조치를 취하도록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행사 관련기관과는 비상연락망을 운영하고, 국가사이버안전센터·경찰청 등 관련기관과 ISP·보안업체 등과의 공조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2. 웹하드, SNS 악성코드 탐지 강화

웹하드나 P2P 사이트 등에서의 악성코드 유포 문제가 심각하지요. DDoS 공격이나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건과 같은 대규모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악성코드 유포 경로가 웹하드 프로그램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격자들은 사용자들이 파일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설치하는 웹하드 전용 프로그램을 변조하거나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는 것처럼 속여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방식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내려받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좀비PC가 돼 DDoS 공격에 이용되고, 회사 내부시스템에 침투해 개인정보 등을 유출하거나 이를 위해 시스템 관리자 계정을 탈취하는데 악용됩니다.

방통위와 KISA는 190개 웹하드 사이트의 전용 프로그램 변조여부 탐지 활동을 2월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웹하드 은닉형 악성코드 탐지 시스템도 작년에 개발했습니다.

웹하드 프로그램에나 게시물, 컨텐츠에 숨겨진 악성코드 여부를 탐지, 위험도를 판별할 수 있는 이 기술을 활용해 업체들에게 알려주고, 기술지원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방통위는 작년 12월에 웹하드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했습니다. 협조가 잘 안돼 대상사업자 106개 중 결국 8곳만 점검을 벌인 수준이미에도, 점검 결과 보안장비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는 등 보안체계는 매우 취약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작년 11월 21일부터 웹하드 등록제가 시행됐는데요. 현재까지 등록한 웹하드 업체는 전무하다고 합니다.

기존 업체들은 법에서 정한 불법 저작물 청소년 유해정보 유통방지 및 정보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요건를 이행할 계획을 마련해 6개월 이내에 등록을 마쳐야 합니다. 법적 효력은 오는 5월 20일 이후에는 발생하게 될텐데요. 이를 통해 연내에는 웹하드 보안수준도 강화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방통위와 KISA는 포털 등의 인기 검색어를 통해 유포되는 악성코드 탐지 활동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검색엔진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어를 악용해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URL를 수집, 점검할 수 있는 기술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SNS 게시글 내에 포함된 URL이나 단축 URL의 악성코드 은닉여부도 알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포털 ‘다음’이 이 기술을 이전받기로 계약한 상태랍니다.

특히 단축 URL의 경우는 사용자들이 신뢰된 URL인지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 수가 대형 포털과 같이 많은 웹사이트 운영사들의 자발적인 정화 노력에 한층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3. APT 공격 대응 전략

사실 방통위와 KISA도 APT 공격 대응 전략은 딱히 없습니다. APT 공격은 중요 국가 기반시설이나 기업 등 특정한 표적을 겨냥해 중요 정보 유출이나 시스템 마비와 같이 공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은밀하게 오랜 기간 동안 공격을 수행합니다. 기존 공격 기법뿐 아니라 새로운 공격기법 등 여러 기법을 이용하고, 심지어 공격 대상이 가진 보안체계를 알아내 우회할 수 있는 수법을 이용해 공격을 성공시킵니다. 기업이 공격 사실을 인지하는 시점은 이미 피해가 발생한 때라고 보면 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KISA는 기업이 APT 공격을 예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입니다. 5월 경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APT 공격 대응을 위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모르는 기업들은 참조가 될 수 있겠습니다.

만간 공포될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기업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이 의무화되면 전반적인 보안체계가 기존보다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도 판단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방통위, 기업 정보보호 관리제도 전면 개편
, 새해 강화된 개인정보보호 법 시행, 무엇이 달라지나)

이밖에도 지능화된 공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해킹 피해시스템 분석, 은닉회피·커널감염 등 악성코드 분석기법 연구 등도 진행해 신규 공격기법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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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스마트폰) 이용자 보호 방안

모바일 악성코드 위협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올 1월 초에 ‘New Year 2012 Live Wallpaper’라는 이름의 악성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이 정상 앱으로 위장해 안드로이드 마켓과 국내 인터넷 자료실에서 유포되는 사례가 발생했었죠.

이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었는데요. 다행히 일찍 발견, 조치해 KISA에 접수된 국내 피해 사례는 없다고 합니다.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악성코드 위협으로 인한 피해 현실화는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보안업체들이 집계하는 모바일 악성코드 수도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일단 KISA는 안드로이드 마켓의 악성 앱을 팀지, 차단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악성코드 수집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유통되는 앱을 수집·분석해 현재 무료 배포 중인 스마트폰 자가점검앱(S.S Checker) 등을 통해 악성 앱 정보를 전파할 계획입니다.

또 방통위와 KISA, 3개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보안업체가 공동 참여하고 있는 스마트폰 정보보호 민관합동 대응반을 통해 모바일 악성코드가 출현하면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5. 국산 SW 취약점 사전조치

작년에 한글과컴퓨터의 한글 프로그램에서 보안취약점이 여러 번 발견됐었습니다. 알툴즈 업데이트 프로그램이 SK커뮤니케이션즈 이용자 대량 개인정보 유출 공격에 악용되기도 했죠.

국내 이용자가 많은 소프트웨어의 보안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을 예방할 수 있도록 신규 취약점 탐지·분석 활동을 강화하고, 취약점정보공유시스템을 통해 취약점 정보를 공유하도록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KISA에서 취약점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백신 및 보안 솔루션업체 등이 발견한 취약점 정보를 등록하고 확인해 전파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놨습니다.

민간업체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취약점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시범 운용형태로 해보고 장기적으로 ‘취약점정보공유분석센터’ 구축도 검토한다고 합니다. 취약점정보공유분석센터 등과 같은 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은 서종렬 KISA 원장 등이 앞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올해 예산 편성에서 누락됐다고 합니다.

6.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대책

모바일과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도 대세이지요. ‘보안’은 기업이 클라우드 도입에서 가장 우려되는 항목 1~2순위로 꼽힙니다. IT자원 가상화 및 공유, 정보 집중화와 같은 클라우드의 특징이 보안 문제를 걱정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이에 대한 보안 방안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다면 정보 유출 우려가 있고 서비스 가용성과 비즈니스 연속성 문제로 크게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아마존 등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장애가 나 서비스 이용 기업들이 피해를 본 사례도 있었죠. 클라우드 서비스 신뢰성 확보는 필수사항입니다.

방통위는 클라우드 품질이나 보안에 대한 이용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클라우드서비스 인증제를 2월부터 실시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클라우드 서비스 인증제’ 시행, 실효성 있을까
, 2월부터 클라우드서비스 인증제 본격 시행)

산하기관인 클라우드서비스협회를 주축으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인증위원회를 두고 품질, 정보보호, 기반 등 3대 분야의 ▲가용성 ▲확장성 ▲성능(속도) ▲데이터 관리 ▲보안 ▲서비스 지속성 ▲서비스 지원의 7개 항목을 심사해 인증서를 발급할 예정인데요. 민간 인증이니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받게 됩니다.

방통위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정보보호 관리 등급제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2월 중 공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신설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의무화(안전진단 폐지) 관련 조항(제47조의5)을 적용해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들이 ISMS를 받도록 함으로써 안전한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기반 환경 조성에 기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점에서 클라우드 인증제의 운영주체는 클라우드서비스협회이고, ISMS는 KISA가 담당하고 있으니 이 부분에 정리가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ISMS를 통해 정보보호 등급제를 적용받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클라우드 인증제 보안 심사 항목은 갈음할 수 있는 방식 등 중복으로 받지 않도록 제도를 연동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KISA도 “이와 관련해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같은 제도가 잘 운영되고 홍보효과까지 결합된다면, 이용자들이 서비스 사업자의 정보보호 수준을 고려해 인증받거나 정보보호 등급이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겠네요.

7. DNS 대상 DDoS 공격 대응 기반 마련

작년에 게임사들의 DNS 서버를 대상으로 DDoS 공격이 발생한 사고가 몇 차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DDoS 공격은 네트워크 대역폭 이상의 공격을 폭주시키거나 웹서버를 대상으로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공격 형태가 많았는데요. KISA는 여러 서버 시스템을 한꺼번에 마비시키는 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연동돼 있는 DNS 서버를 대상으로 한 DDoS 공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한방에 큰 피해를 유발하자’는 생각이라면 웹 호스팅 업체나 IDC 내 DNS 서버, DNS 서비스 업체들의 시스템을 대상으로 공격을 벌일 수 있겠다 싶네요. 납득이 됩니다.

문제는 아직까지 DNS DDoS 방어체계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KISA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대피소도 웹서버 대상 DDoS 공격 대피소체계만 운영돼 있다고 하는데요. 원유재 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 본부장은 “DNS DDoS 공격은 공격 패킷이 달라 사이버대피소도 새롭게 구축해야 하지만 예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유사시에 현재의 체계를 활용해 DNS DDoS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운영해본 후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DNS DDoS 방어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방안이 마련되기 전에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심각한 DNS DDoS 공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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