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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 지난해 경영실적 악화…하드웨어 부진이 직격탄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 백지영기자] 지난해 한국IBM의 매출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금융 위기로 경기가 침체됐던 2009년을 제외하면 한국IBM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한국IBM이 공시한 201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1조2061억원으로 전년의 1조2250억원보다 약 190억원 가량 감소했다.

분야별 매출을 살펴보면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 사업은 성장한 반면, 하드웨어와 비즈니스 컨설팅(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사업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소프트웨어는 약 100억원, IT서비스는 약 270억원 매출이 늘어났으나 하드웨어 사업은 340억원, 비즈니스 컨설팅은 110억원 정도 매출이 줄었다. 글로벌 파이낸싱 부문도 150억원 가량 감소했다.

<단위: 천원, 자료: 금융감독원>

반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증가했다. 2011년 한국IBM의 영업이익은 약 153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약 280억원 늘었다. 순이익 또한 1304억원으로 약 300억 원 증가했다.

이번 실적의 부진 원인을 살펴보면 가장 하락폭이 큰 하드웨어 사업부, 즉 시스템 & 테크놀로지 그룹(STG)에 있다. STG는 지난해 36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4008억원에 비해 약 8% 가량 줄어든 수치다.

STG에는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x86 서버와 스토리지, 슈퍼컴퓨터, 리테일(소매업체 솔루션) 등의 매출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의 경우, 특히 메인프레임의 매출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메인프레임의 경우, 지난해 새로운 고객 유치에 실패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6년 만에 유닉스 환경에서 메인프레임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주목받았던 비씨(BC)카드 조차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실패했다.

 

여기에 금융권의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되던 메인프레임은 또 다시 오픈시스템 진영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메인프레임의 주요 고객이었던 IBK 기업은행도 최근 오픈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확정했으며,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또한 이를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도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하드웨어 사업부에서 가장 실적이 좋았던 유닉스 서버 사업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씨티은행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큰 프로젝트가 없었기 때문. 스토리지와 x86 서버 역시 상대적으로 한국IBM에게 약한 분야다.

한국IBM 내부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금융 위기 이후인 재작년(2010년)에 금융권과 제조분야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하드웨어 사업부 실적이 워낙 좋았다”며 “당시 하드웨어가 한국IBM을 먹여 살린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사업부의 실적 부진 여파로 글로벌 파이낸싱 부문 매출도 줄었다. 글로벌 파이낸싱은 고객에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더불어 관련 서비스를 막대한 초기 투자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수 있도록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계약 등을 진행하는 부서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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