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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광모뎀 구매방식 업체에 불리하게 변경…업계 반발

이유지 기자
- 제조업체들에 원가이하 가격대 공급 일방 요구, 수용 안하면 향후 사업권도 박탈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KT(회장 이석채)가 150억원 규모의 ONT(가입자단말) 광모뎀 도입사업에서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불리한 입찰방식을 변경 적용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기존 광모뎀 공급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KT는 이번에 45만대가량 광모뎀 추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4월 초에 7개 제조사별로 공급물량 배정까지 완료한 상태이지만,
지난 19일 일방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이에 맞춰 물량을 공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KT는 오는 23일까지 업체별로 그 수용여부를 결정하라고 통보했다. 

문제는 KT가 업체들에게 요구하는 가격이 지나치게 저가라는 점이다. KT는 이번에 최저가입찰방식으로 업체별 공급물량을 선정하지 않고 균등하게 배정한 대신에, 제시한 가격을 수용할지 여부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를 수용하면 공급권을 부여해 계약이 체결되지만, 수용하지 않을 경우엔 재협상 없이 해당 업체와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다. 더욱이 향후 광모뎀 도입 사업권마저 박탈한다는 입장이다.

KT는 작년 말부터 진행된 이번 사업에서 업체들에게 신규 도입하는 광모뎀 장비 기능개선도 요구했다. 제조업체들은 추가 개발을 이미 진행한 것은 물론, 배정된 물량에 맞춰 생산까지 이미 이뤄진 상태여서 고심하고 있다.

추가개발로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했지만 이를 인정해주기는커녕 향후 사업권마저 손에 쥐고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KT측은 “이번에 도입한 선가격협상제는
기존 협력사간 반복적인 경쟁입찰을 피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가격을 우선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협력사들과 협상해 구매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라고 해명하고, “일방적 가격제시라는 오해가 없도록 다시 설명하고 과정상 결함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최근 KT가 자회사인 KT네트웍스에 국산 통신장비 구매업무를 맡길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장비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귀추가 주목된다. 

KT는 또한 평균 1.2%로 낮은 국산 통신·네트워크 장비 유지보수요율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도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올해에도 같은 금액으로 사실상 요율이 하락한 것과 다름없는 계약체결을 요구하고 있어, 업체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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