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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속 냉장고’ 삼성과 LG의 시각차이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올해도 냉장고 크기 경쟁이 본격화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냉장고 크기는 꾸준히 늘어났지만 본격적으로 경쟁이 시작된 것은 2010년 3월부터다.

당시 LG전자가 먼저 800리터 냉장고를 선보였고 이후 삼성전자가 10월에 840리터 제품으로 앞서갔다. 이후 두 회사는 10리터 단위로 냉장고 용량 경쟁을 이어나갔고 작년 9월에 삼성전자가 860리터 냉장고를, 11월에는 LG전자가 870리터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900리터 냉장고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세계 최대 용량이라는 타이틀은 다시 삼성전자로 넘어가게 됐다.

4일 삼성전자가 출시한 ‘지펠 T9000’은 냉장실은 손이 닿기 쉬운 위쪽에, 무거운 음식이 많은 냉동실은 아래쪽에 위치시킨 ‘와이드 상(上)냉장,  서랍식 하(下)냉동’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재미있는 점은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참맛 냉동실’이 LG전자의 ‘매직 스페이스’와 같은 컨셉트로 만들어졌지만 구현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두 회사 모두 ‘냉장고 속의 냉장고’를 표방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실제 냉장고를 하나 더 집어넣은 형태로 디자인했다. 별도의 독립 공간을 부여하고 세밀한 온도 조절을 통해 냉장실부터 김치냉장고, 냉동실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냉각기를 한 더 장착한 ‘트리플 독립냉각’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말 그대로 냉각기가 3개 장착되어 있는 형태다.

LG전자 매직 스페이스는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홈바’보다 3배가 더 넓어 필요에 따라 무빙 바스켓을 통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맥주나 과일전용 냉장고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도 이와 비슷한 ‘그랑데 홈바’를 적용한바 있으나 이번에 선보인 참맛 냉동실과는 차이가 있다.

 

매직 스페이스가 공간 배치를 최적화한 것이라면 참맛 냉동실은 실제 미니 냉장고를 하나 더 장착 형태라고 봐야 한다. 단순히 사양표에 적어 놓은 숫자 경쟁이 아니라 실제 공간활용도를 따지는 ‘실평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용량 경쟁 이후 냉장고는 전력소비량 이슈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TV나 세탁기, 에어컨 등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냉장고는 1년 내내 작동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전기료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와 정부에서는 냉장고에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접목해 가계 전기료 부담을 줄이고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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