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 깬 SKT…이동통신 경쟁 안정화 추세
- SKT 보조금 축소 앞장…과열 경쟁 진정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시작한 마케팅 자제 움직임이 전체 업계로 확산됐다. 번호이동시장은 물론 휴대폰 시장까지 예년 수준으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이 통신시장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1일부터 20일까지 이동통신 번호이동수는 약 70만명이다. 일평균 2만명 안팎이다. 이 추세라면 이달은 70~80만명이 될 전망이다. 롱텀에볼루션(LTE) 경쟁 본격화 이전 수준이다. 과열 양상으로 치닫던 시장이 진정되고 있다.
번호이동은 통신사간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경쟁이다. 통신사 마케팅 경쟁 척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2만2000명 이상 4주 이상 지속을 시장 과열로 판단한다. 방통위가 정한 휴대폰 보조금 가이드라인은 27만원이다. 통신사 제조사 보조금 포함이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LTE 가입자 모집을 본격화 하며 가이드라인 이상 보조금을 투입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번호이동은 104만1078명으로 3년 만에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포화 상태. 가입자를 확대하려면 경쟁사 가입자를 유치하는 방법이 쉽다. 때문에 한 통신사가 보조금을 늘리면 다른 두 곳도 따라간다. 방어와 공격이 혼재된다. 먼저 줄이기는 쉽지 않다. 자칫 가입자만 양쪽으로 빼앗길 수 있다. 죄수의 딜레마다.
이번 시장 안정화는 SK텔레콤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지난 7월1일부터 22일까지 번호이동은 일평균 6만건에 육박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23일 LTE 가입자 대상 할부지원금을 없앴다. 이후 번호이동수는 지난 20일까지 일평균 2만명 내외를 기록 중이다. SK텔레콤은 8월부터는 3세대(3G) 가입자 대상 할부지원금도 폐지했다. KT도 8월 들어 LTE 프로모션 지원금을 없앴다. 3G 프로모션 지원금은 단일화 했다. LG유플러스는 정액 보조금제가 없었다.
보조금 정상화는 당장 단말기 구입비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결국 가입자에게 이익이다. 신규 가입자를 위해 비정상적 마케팅을 진행하면 기존 가입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또 왜곡된 휴대폰 유통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보조금 과잉으로 프리미엄 위주로 형성돼있다. 단말기 교체 주기도 짧다.
한편 하반기 번호이동수가 계속 하향 안정화 될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은 마케팅비 축소 약속을 지키고 있지만 KT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8월 들어 KT LTE 하루 가입자는 6000~7000명 정도. 연간 400만명 목표를 채우려면 1일 1만명은 넘어야한다. 이번 주 들어 KT가 보조금을 다시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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