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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과열 도 넘었다…사상 초유 번호이동 전산 마비

윤상호 기자
- 주말분, 월요일 개통 처리 못해…20만 중 7만 소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동통신 경쟁이 도를 넘었다. 이동통신 번호이동을 처리하는 전산망이 장애가 생겨 다운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주말 가입한 가입자를 10일까지도 개통을 다 못해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집계된 번호이동자수는 총 6만7972건이다. ▲SK텔레콤 3만6145건 ▲KT 1만2423건 ▲LG유플러스 1만9048명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356건이다.

통상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착시효과다. 업계에서는 지난 8일과 9일 모집한 통신 3사 번호이동 총 수를 20만명 내외로 보고 있다. 지난 8월27일 16만8674명을 기록한 사상 일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주말 통신 3사는 최대 75~80만원까지 보조금을 집행했다. 8월말 60만원대보다 10~20만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 10일 번호이동 전산은 하루 종일 장애를 겪었다. 마감 시간을 오후 8시에서 오후 10시로 2시간 연장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날 11일도 오전 10시인 오픈 시간을 오전 9시로 1시간 당겼지만 아직도 다 처리가 안 된 상태다. 오늘 중 처리도 장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터넷 게시판에는 지난 주말 휴대폰을 구매한 이들의 개통 문의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개통이 진행 중이지만 KT는 되지 않는다는 글이 많다. 통신시장 과열이 사회 논란이 되자 특정사가 통계 관리를 위해 번호이동 전산처리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3사 경쟁이 선을 넘은 것은 사실”이라며 “한 회사가 보조금을 늘리면 따라갈 수밖에 없는 포화시장이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을 촉발한 회사에 대한 조사 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통신시장 과열은 통신 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경쟁이 배경이다. 국내 LTE 사용자는 서비스 개시 1년여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입자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이다. LG유플러스와 KT의 2위 다툼이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역시 KT가 보조금을 올리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따라가고 LG유플러스가 보조금을 올리면 SK텔레콤과 KT가 대응하는 양상이었다.

한편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방통위는 지난 5월부터 통신시장 과열에 대해 통신 3사에 경고를 보냈지만 실제 시장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을 3개월째 두고 보기만 하고 있어 직무유기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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