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과열, 휴대폰 유통 불투명 탓…대안 없나?
- 유통 개선책 ‘중고폰’ 대안 부상…SKT, 올해 35만대 공급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통신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흐르며 통신사 마케팅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휴대폰 유통 특성이 더해져 통신사는 비용은 비용대로 늘어나고 소비자와 제조사는 불만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중고폰 활성화 등 유통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35만대의 중고폰을 매입했다. 매입 제품은 모두 가입자에 되 팔렸다. 8월에만 6만대가 나갔다. 2010년 연간 20만대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중고폰은 단말기 외관 상태보다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수준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진다.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신 게임은 제약이 있지만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톡’ 등 실생활에 유용한 앱을 쓰는데는 지장이 없다.
또 중고폰은 통신사 직판이어서 휴대폰 유통 단계에 따라 천차만별인 보조금 논란도 피해갈 수 있다. 휴대폰 신제품은 가입자가 바로 사는 물건이 아니다. 제조사는 통신사(KT LG유플러스) 또는 통신사 관계사(SK텔레콤)에 이는 대리점으로 다시 판매점으로 넘어간다. 단계를 거치며 판매 장려금 등 여러 명목의 판매 수당과 보조금이 통신사와 제조사로부터 흘러들어간다. 이 돈은 언제 어디서 어떤 제품을 구입하는지에 따라 바뀐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구입처에 따라 보조금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소비자만 상대적 손실을 입는 것이 아니다. 통신사도 제조사도 보조금이 어느 정도까지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중고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다. 지난 8월 SK텔레콤이 진행한 갤럭시S 500대 선착순 제공 행사는 40분만에 마감됐다. 마감 후에도 신청이 몰려 100대를 추가 지원했다.
통신 3사는 지난 6월부터 중고폰에 대해서도 약정할인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올인원34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월 2만5300원(부가가치세 포함)만 내면 된다. 단말기 가격은 삼성전자 ‘갤럭시S’가 12만원 선이다. 통신사가 직접 중개 역할을 해 품질을 보증한다. SK텔레콤과 KT는 중고폰 품질에 따라 등급을 적용해 매입하고 판매하는 ‘T에코폰’과 ‘그린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 조우현 영업본부장은 “최근 매입 중고폰 중 6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사용용도에 맞게 중고 스마트폰을 잘 선택하면 단말기 구입비와 통신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합리적이고 실속 있는 소비를 돕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차원의 휴대폰 유통 구조개선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통 구조 개선에는 중고폰과 더불어 단말기 자급제가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제도만 도입한 채 손을 놓고 있는 양상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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